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 가는 날 돈을 탕진한 일. 만사 제쳐두고 모험과 같은 아름다운 여행을 한 일. 

돈이 없어서 걸어다녔던 날. 밥먹을 돈이 없어서 친구의 스시집 마감을 기다렸던 날. 

몸시 추워서 패딩에 양말 세개씩 신고 입고 잔 날. 

너무나 더워서 비치같다가 살이 다 타서 웃통벗고 일하던 날.  근데 웃겼던 것은 너무 타서 오이가 필요한데 

오이 살 돈이 없어서 친구네 일하는 가게에서 남은 오이 같다가 마사지 했던 날.

불탄 은행 청소한날. 매일 금요일 차에서 자고 경기장으로 청소하러 간 날. 

돈 주워보겠다고 땅을 이 잡듯이 뒤졌는데 못 주었지. 

이 괴팍한 호주인들은 신문을 찢어버리고, 우린 왜 이걸 찢어버리냐고 욕하면서 다지 조용히 주웠지.

호주 회사로 무턱대고 면접하러 간날. 일 준다고 했느데 너무 멀다고 찬 날. 

그리고 다시 돈 없어서 쫄쫄 굶은 날. 매일 매일 돈에 허덕였던 날. 

힘든 몸인데 그래도 주말에 놀겠다고 기어서라도 시티나간 날. 힐송컨퍼런스 간 날. 

교회이적문제로 힘들었던 날. 이사한 날. 목사님 댁에서 살게 된 날. 전도사님 처음 만난 날. 예준이 생일 날.

다른 회사로 이적 한 날. 차 산날. 택스잡 시작한 날. 아름다운 사람을 잃게 된 날. 멘붕이 온 날. 

더 쓰려고 했는데 너무나 많아서 쓸 수가 없다.


눈물이 나는 일도. 웃음이 나는 일도. 몸에 전율이 오른 일도. 

미치도록 누가 죽이고 싶었던 일도. 

미치도록 내가 죽고 싶었던 일도. 

아팠던 일도 넘어졌던 일도.



뒤돌아보니 이제야 알겠는데. 너무나 감사하더라. 

특히 호주 인생이 누구 말대로 평탄대로였으면 너무나 감사하겠지만

내 생각보다 못 미치고, 내 생각보다 부족하고, 내 생각만큼 일이 안풀려서 그래서 더 감사하다. 

뒤돌아보면 감사하고 좋은 추억이다. 몇가지만 아픈 것을 제외하고는


감사하다. 

미치도록 아프고 나서야 진짜 건강의 감사를

죽음을 느끼고 나서야 살아있다는 느낌을

몹시도 춥고 나서야 따뜻하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돈이 없어서 미치도록 걷고 나서야 대중교통의 소중함을 알듯이 

부족함이라는 놈이 주는 결핍이라는 것이 주는 진짜행복이 뭔지. 진짜 삶이 먼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감사해야할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것과 세상에 사기꾼 모사꾼만 존재하지 않다는 것과 

세상에 내가 바꿀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과 바뀌어질 내모습이 많다는 것을 알아서 또 감사하다.


영감이 늘어났고, 하고싶은 일이 많아졌으면 창의적이고 싶었고 무엇보다 인류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다. 

오늘에 감사하고 싶고, 어제를 기억하고 싶고, 미래를 꿈꾸고 싶으며, 

내 주위를 더 사랑하고 싶고 조금 더 아프더라도 조금더 사랑해주고 싶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조금 더 주고 싶다. 그렇게 그냥 그렇게 조금씩 더 나누며 아름답게 살고 싶다.



감사의 연속이며 꿈의 항해였으며, 아름다운 질주였다.

더 꾸겨져서 얼마나 감사한지. 더 꾸져진 종이가 더 멀리 날아가듯. 더 멀리 멀리 날아갈 테다.

날아갈 때 너무 높이 날아가지 않고 덜 높더라도,

누군가의 손에 잡히더라도 아픈 사람도 돌봐주고 어려운 사람도 도와주고 함께 손 잡아주고,

이끌어주고 때론 충전도 받으면서 그냥 그냥 그렇게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다.



호주 -

 터닝포인트가 아닌 또다른 생각과 삶의 시작이다.

그래서 진짜 내 삶 내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화려한 스펙이나 화려한 이력이 아닌

가치있는 나만의 소중한 실천


오늘 경비아저씨에게 음료수를 주는 진짜 따뜻한 실천부터.


아무도 모를 공간에 감사한 당신들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름다운 당신들을 기억하며 소중히 간직하며

보답하며 살고 싶습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 - 

사랑을 주신 모든 분-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모든 분-

심지어 나를 어렵게 만들었던 당신분들까지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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