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1. 상품권 받으러 꼭대기층까지?…매장서 바로 포인트 적립
▶혁신 2. 지하철역에 무인 택배상자…1인 가구 배송 편하게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 화장품 매장에서 점원이 쇼핑객에게 ‘주·머니(主·money)’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김병근 기자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 화장품 매장에서 점원이 쇼핑객에게 ‘주·머니(主·money)’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김병근 기자


서울 대치동에 사는 직장인 채민경 씨(34)는 다음주 중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갈 계획이다. 백화점이 신년 정기 세일을 하고 있어 설 선물을 미리 사두기 위해서다. 방문 시점을 다음주로 잡은 것은 백화점이 1년에 네 차례 벌이는 사은행사가 이때 열리기 때문이다. 

채씨는 “현대백화점이 이번 사은행사부터 사은품을 상품권 대신 포인트로 제공하는 ‘주·머니(主·money)’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안내 전단을 봤다”며 “사은품을 받기 위해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는 데다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은행사는 백화점이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쇼핑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구매 금액별로 사은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보통 구매 금액의 5%를 상품권으로 제공하는데, 상품권 금액만큼을 백화점 카드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현대백화점의 ‘주·머니’ 서비스가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품권을 받기 위해 영수증을 챙겨 꼭대기층에 올라가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다. 상품권 수령 대상 여부를 매장에서 계산하는 즉시 알 수 있고, 해당 결제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박민희 현대백화점 재무담당 상무는 “고객들이 사은품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몰라 그냥 가는 일이 많고, 기다리거나 증정 장소까지 가기 귀찮아서 안 받는 경우도 많다”며 “업계에 도입된 지 30년이 넘은 사은행사를 고객 관점에서 혁신한 유통업계의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이 이런 서비스 혁신에 나선 것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 사장단회의 때마다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인 판교점 개점 등 하드파워(외형)가 상당 수준 보강된 만큼 서비스 혁신을 통한 소프트 파워(내실)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매일 하는 업무도 관점을 달리 하면 혁신할 수 있다”며 관점과 시각을 바꿀 것을 거듭 주문했다.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이 지난달부터 ‘지하철 안심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서비스는 현대홈쇼핑이 지하철역에 마련한 무인택배상자(해피박스)에 상품을 넣고 구매객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비밀번호가 자동으로 생성돼 전달되는 방식이다. 구매객은 편한 시간에 상품을 찾아가면 된다. 맞벌이 가정과 1인 가구 등이 많아지면서 집에서 상품을 받기 어렵다는 데 착안했다. 현대홈쇼핑은 내년까지 이 서비스가 가능한 지하철 역사를 157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자동응답시스템(ARS)도 개선했다. 기존 8단계이던 주문 절차를 5단계로 줄여 통화시간을 평균 1분42초에서 1분29초로 13초 단축했다. 보다 빠른 주문이 가능해짐에 따라 충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처 및 저작권: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010509861&intyp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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