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자동화, 매체 우회형 광고, O2O 의 매체화, 커스터머 매치, 기여 측정, 앱인덱싱 등 2016년 마케터가 알아야할 흐름



VR 이나 비콘이 당장의 트렌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RTB 는 여전히 실무보다 뉴스에서 더 자주 듣는 말일 것이며, 

TV 는 여전히 MCN 보다 강할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전망이 ‘일어나지도 않을 일’ 을 트렌드라 예측한다. IT호사가 (3류 매체를 만들고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들) 의 먼나라이웃나라 실리콘밸리 편 수준의 빈약한 전망이 아니라, 실제 마케터들이 발 딛고 있는 현실에 근거한 변화를 기록하는 것, 혹은 지금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공유하는 것이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필요한 일이라고 느낀다.


구글에서 한국 모바일 앱 개발사 / 마케터 분들과 함께 일하며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모바일 마케팅 시장의 큰 흐름을 짚어보았다. “이게 트렌드입니다” 라는 피상적인 선언은 배제하고, “무슨 일이 왜 일어나는가” 하는 구체적인 분석을 해보고자 했다. 물론 나 역시 주관적 편견과 소망적 사고의 덫을 피할 수는 없으며, 틀린 예측도 더러 있을 것이다.


우선 여기서 모바일 마케팅은 

1) 모바일이라 통칭되는 시대적 맥락 아래의 모든 디지털 마케팅 활동 

2) 모바일 광고매체 

3) 모바일 광고시장의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앱 광고, 세 가지 모두를 포괄해 썼다. 

또한 글로벌 시장만의 메가 트렌드나 한국 시장만의 로컬 트렌드 어느 한 쪽에 집중하기보다는, 양 트렌드가 만나는 공통된 흐름에 주목했다.



마케팅 자동화

더 많은 자동화 광고상품이 출시될 것이며, 시장에서 더 많이 채택될 것이다. 마케터의 손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자동 타겟팅+최적화 광고상품은 비용 절감과 높은 성과를 동시에 달성해주기 때문이다. 작년 구글의 범용 앱 캠페인 (Universal App Campaign) 은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앱개발사 사이에서 ‘고요한 대박’ 을 거뒀다. 

기계학습을 통해 최적의 전환성과를 달성하는 UAC 가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며, 자동화 상품이야말로 미래가 될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올해는 타겟팅 뿐만 아니라, 예산과 입찰가에서 시스템의 추천모델링이 더 강화된 상품들이 나올 것이며, 목표 다운로드 수와 캠페인 기간을 설정하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설정해주는 상품이 어떤 매체에서든 출시될 것이라 예측해본다. 캠페인 Implementation 이후 단계에서 채널/소재의 성과에 대한 리포팅 차원의 자동화도 함께 발전할 것이며, 나아가 획득유저의 이탈율과 LTV 계산에서도 예측모델이 적용된 CRM 분석툴이 나타날 것이다.



MCN 등 매체 우회형 광고 확산

MCN 업의 본질은 인터넷 셀렙 매니지먼트가 아니라 매체 우회형 광고라 생각한다. 유튜브를 사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터를 사는 것, 페이스북을 사는 것이 아니라 페북스타를 사는 것이다. 이 ‘누군가’ 는 매체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의존적일 순 있겠으나) 매체가 줄 수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가치를 광고주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일반적인 매체구매 행태를 벗어난 매체 우회형 광고는 올해 양적으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MCN 들의 광고상품 제안에서도 다양한 형태적 변화가 예상된다.러 번들링 상품과 기발한 형태의 브랜드 협업이 나타날 것이며, 그 영역은 소셜을 넘어 타 디지털 매체, TV/옥외 등 전통 매체까지 복잡하게 뒤섞일 것이다.

매체 우회형 광고에서 아직까지 표준화를 이룬 상품이 없기 때문에 MCN 광고는 거래와 재거래에서 스케일을 이루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올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업체가 시장의 주도권을 얻을 거라 예측한다. 비슷한 문제로 효과측정의 어려움이 있는데, MCN 업체에게든 또는 업계 밖 빅데이터 분석업체에게 하나의 시장기회일 것이다.



O2O 의 매체화

사용자와 공급자를 매개하는 O2O 서비스가 매체의 역할을 갖게 될 것은 매우 자명해 보이나 자주 무시되는 사실 같다. 

배달의민족이 지난 달 출시한 ‘우리가게 마케팅센터’ 가 그 예이다.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음식업체는 이제 배달의민족이 오퍼하는 배달의민족 내 게재되는 다양한 광고를 활용할 수 있다. 배달뿐만 아니라 숙박, 부동산, 의료, 여행 등 다양한 O2O 분야에서 스케일을 이룬 업체가 비슷한 시도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하게도,매체나 대행사를 거치지 않는 이러한 형태의 광고중개보다 광고가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생활 기반형 O2O 서비스 공급자의 대다수가 SMB 광고주인 것을 감안할 때, 오랫동안 변화가 없던 롱테일 광고시장에서 이 흐름은 꽤나 큰 혁신이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카카오가 O2O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축해나가면, 카카오 데이터와 각 서비스의 유저데이터를 통합 활용한 DSP (Demand Side Platform) 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완전히 새로운 모바일 광고 생태계를 만들어낼 것이다. 사업건전성이 담보된다면 옐로모바일 역시 시도할 만한 전략이다. DSP 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체 광고 네트워크 정도는 분명 어디에서든 나올 것이라고 본다.


O2O 의 매체화와 관련해 한 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분야는 의료와 금융이다. 광고비를 쓰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규제 때문에 못 쓰는 대표적인 두 시장은, 아직 규제의 회색지대에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많은 광고비 집행을 할 거라 예측한다. 의료에서 똑닥과 바비톡이, 금융에서는 마이리얼플랜과 뱅크샐러드의 행보가 기대된다.



더 많은 앱 내 광고 인벤토리

올해 우리는 앱 내에서 더 많은 광고를 볼 것이다 : 퍼블리셔 사이드에서 가장 기대되는 변화는 바로 인앱결제 순혈주의의 시대가 가고, 인앱+광고 혼합모델의 시대가 오는 것이다. 극소수의 앱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인앱결제 only 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이미 해외(특히 미국)에서는 많은 앱(주로 게임)서비스가 인앱+광고 혼합모델을 쓰는 경우가 60% 이상이며, 매출비중에서도 인앱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승세다 (Appanie).


유독 인앱 순혈주의가 강한 나라가 일본과 한국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광고에 대한 막연한 반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결제유저의 수익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고, 화상메신저 아자르처럼 영리하게 인앱광고를 활용하는 사례나, vonvon처럼 아예 광고 네트워크 지향형 매체의 사례가 더욱 확산될 거라 예측한다. 아울러 앱 내 광고 인벤토리 증가로, 디맨드 사이드에서는 더 많은 유저 데이터 통해 더 나은 타겟팅이 가능해질 것이다. 한편으로 더 많은 앱이 더 많은 광고를 실을수록, 모바일 광고거래에서의 복잡성이 증가하며 RTB 시장의 단초가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네이티브 애드 플랫폼의 성장

네이티브 애드만큼 사람마다 정의가 다른 광고용어도 없을 것이다. 보통 광고 같지 않은 광고로 정의되곤 하는데, 개인적으론 특정 매체가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에 어긋나지 않는 광고라 생각한다. 그리고 네이티브 트렌드의 승자는 광고 (혹은 그런 기발한 광고를 잘 만드는 쪽) 가 아니라, 바로 그러한 광고를 싣는 매체일 것이라 예측한다. 최근 들어 페이스북의 대단함을 자신들의 대단함이라고 착각하는 네이티브 미디어 업체들이 굉장히 많아졌는데, 바이럴 업체를 단순 확장한 형태 또는 네이버 카페 마케팅과 전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개별 업체 차원에서 (복수 채널을 갖고 있어도 마찬가지) 네이티브 애드를 잘 찍어내 라이크를 아무리 많이 받아 보았자, 그 성과는 반복과 표준화가 불가능한 반짝효과이기에, 대행사 비즈니스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며, 제작에 들어가는 제반비용 때문에 취급광고주가 많아질수록 네이티브 광고의 질이 떨어지거나 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숙명을 안고 있다. 더욱 문제는 돈이 벌릴수록 유저가 떠나가는 데 있다.


뒤에서 웃는 승자는 네이티브 애드를 공급하는 플랫폼이다. 보수적인 관점으로, 현존하는 유일한 네이티브 애드 플랫폼은 인스타그램뿐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에 매우 보수적인 명품 브랜드들조차 인스타그램에 광고하는 것을 보면, 이것이 지닌 매력과 가능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게 된다. 역시 보수적 예측으로, 해외에선 미디엄이 인스타그램이 디스플레이 광고 영역에서 해낸 일을 이뤄낼 것이라 예측한다. 진짜 기대주는 스냅챗이지만 국내와는 크게 관련이 없고, 오히려 브런치가 매체로서 어떤 수익화 모델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데모그래픽에서 커스터머 매치

타겟팅의 축이 인구통계에서 유저 행동데이터를 활용한 커스터머 매치로 이동할 것이다. 타겟팅에서 정적인 프로파일링보다 행동 데이터가 중요해진다는 건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데스크탑 시절 유저를 추측하는 정보는 쿠키뿐이었지만, 모바일 시대에 들어서며 유저는 굉장히 많은 정보를 흘리고 있다. 로그인 데이터, 이메일 주소, 디바이스 ID, 구매이력, 앱다운로드 데이터, 앱내 결제 데이터 등이 그것이다. 퍼스트 파티와 써드 파티 각각에 파편화된 상태로 존재하는 행동데이터에 대한 통합적 활용을 가능케 하는 서비스 / 매체가 늘어날 것이며, 그러한 데이터 기반의 타겟팅이 기존의 타겟팅보다 더 높은 성과를 보이며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다. 아울러 위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스템이 추천하는 Similar User / Lookalike 잠재고객 타겟팅 역시 더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다.



전환에서 기여로

트래킹 분야에서 ‘전환’ 에서 나아가 ‘기여 Attribution’ 가 중요해질 것이다. 기여는 전환 (가입/설치/구매) 을 일으킨 채널 (이메일/소셜/검색/동영상/직접방문) 이 실제로 어느 과정에서 기여했는지를 파악하는 모델이다. 가령 우리 쇼핑몰에서 옷을 구매한 신규 유저의 유입채널을 파악할 때, 단지 어떤 채널이었는지를 아는 것에서 나아가, 그 채널이 유저의 최초 터치포인트였는지 아니면 마지막 터치포인트였는지, 아니면 중간단계의 터치포인트였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모바일 시대가 되고, 유저가 광고주가 원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전환경로, 소위 customer journey 가 길어지고 복잡해졌다. 모바일 시대 유저는 구매하기까지 검색도 하고 프로모션 이메일도 받아보고 배너광고도 클릭해보았다가, 소셜미디어에서 동영상을 보고 들어와 최종결제를 한다. 이 경로를 평면적으로 이해하는 것 (최종 기여단계만 파악) 에서 나아가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 (각 채널의 단계별 기여도를 알아내 채널의 실제 기여 정도를 분석) 이 모바일 시대 채널의 ROI 분석에 핵심이 될 것이다.


기여가 진짜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마케팅 채널을 운영하는 경우, 채널마다 전환을 잡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채널이 다 전환을 일으킨 것처럼 착시를 일으킬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 ‘기여’ 를 통해 착시를 걷어내고 실제 채널별 성과를 파악할 수 있다.



유저 퀄리티와 채널 옥석 가려내기

마케팅 ROI 분석 시 어떤 채널이 얼마나 큰 트래픽 / 몇 회의 클릭/ 몇 명의 유저를 데려왔는가 하는 양적인 지표 (Quantity) 를 넘어서, 어디를 통해서 들어온 유저가 얼마나 서비스를 더 자주 쓰고, 가치 있는 활동 (결제) 을 하는가 하는 질적인 지표 (Quality) 를 따지는 행태가 점차로 대세가 될 것이다. 즉 ROI 와 LTV 가 점차로 동일선상에 놓일 것이다. 선두적인 리테일 / 게임 업체들은 이미 익숙한 방법론이지만 더 널리 보급될 거라 전망한다. 이를 통해 양적으로는 작지만 질적으로는 뛰어난 채널 (비보상형 매체), 반대로 양적으로는 많지만 질적으로 낮은 채널 (보상형 매체) 에 대한 재평가가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되리라고 본다.



앱설치에서 앱참여로

재방문을 유도하는 리마케팅이 방문을 유도하는 마케팅과 거의 동등한 위상을 갖는 (때론 그보다 더 중요하게 평가되는) 웹 마케팅 세계와 달리, 앱 마케팅 세계에서 ‘마케팅’ 은 설치 (초기이용) 마케팅과 사실상 동의어이다. 설치 이후의 리텐션을 유도하는 것은 Growth Hack 적인 차원, 이를테면 푸시 메시지나 앱 내 서베이와 같은 Non-Paid Organinc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올해는 모바일 브라우징 및 앱이용 데이터 간 호환/분석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다양한 앱 리마케팅 상품이 출시될 것이며, 수명주기가 길어진 앱 서비스들에게 새로운 리텐션 제고방식으로 고려될 것이다.



앱에서 모바일웹으로 

(non게임의 경우) 이제 유저는 필수앱이 아닌 이상 쉽게 설치하지 않는다. 유저의 무거워진 클릭과 함께 설치당 비용은 점점 비싸지고 있다. 어렵게 돈을 들여 설치시켜도 앱은 쉽게 삭제된다. 앱 마케팅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인식도 생겨나고 있다. 이와 함께, 앱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아온 ‘모바일웹' 이 조명받고 있다. HTML 기술의 발전과 함께, 모바일웹 페이지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으며, 모바일 환경에서 앱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앱only 서비스 업체가 아닌 일반 광고주 입장에서는, 제작도 어렵고 운영도 어려운 — 마케팅은 더 어려운 — 앱에 투자하는 것보다, 모바일웹 사이트를 제대로 정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비용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는 것이다. 일단 앱은 삭제하면 접점이 끊기지만, 모바일웹은 언젠가 재방문이 가능한 접점이다. 실제로 미국의 많은 서비스 업체 (주로 호텔/리테일) 가 앱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모바일웹에서도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올해 모바일웹 페이지가 모바일 시대 유저를 만나는 랜딩페이지로서의 위상이 좀 더 강화될 것이라 예상한다.



앱인덱싱, 딥링킹, 그리고 SEO 의 귀환

앱을 웹으로 포섭시키는 흐름 역시 천천히 시작될 것이라고 본다. 앱은 ‘검색되지 않는다’ 는 폐쇄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폐쇄성은 앱과 웹 양쪽에게 손해였다. 앱은 ‘설치' 이외의 고객접점을 가질 수 없었고, 웹은 모바일 시대 유용한 컨텐츠를 추가로 확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구글이 최근 적극 추진 중인 앱인덱싱과 딥링킹은 앱 내 컨텐츠를 검색결과에 내놓을 수 있게 해 앱의 검색가능성을 높여준다.

아직 극초기단계이나, 국내에서도 선도적인 기술력을 가진 리테일 / O2O 업체부터 조금씩 앱인덱싱을 시도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앱이 웹의 일부로 들어오게 되면, 오랫동안 디지털 마케팅에서 잊혀져온 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 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될 것이다. 국내에선 파킹스퀘어와 다이닝코드가 모바일 SEO 를 매우 잘하고 있다. 파킹스퀘어는 심지어 딥링킹까지 구현하고 있다 (내가 아는 한 국내에서 유일하다).





출처 및 저작권: Youngmin JOO BLOG

https://medium.com/@zuyoungmin/2016%EB%85%84-%EC%A0%88%EB%8C%80-%EC%9D%BC%EC%96%B4%EB%82%98%EC%A7%80-%EC%95%8A%EC%9D%84-%EC%9D%BC%EC%9D%84-%EC%A0%9C%EC%99%B8%ED%95%9C-%EB%AA%A8%EB%B0%94%EC%9D%BC-%EB%A7%88%EC%BC%80%ED%8C%85-%ED%8A%B8%EB%A0%8C%EB%93%9C-5901efec0ced#.hogl4zx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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