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깨에 기대어 아내가 자고 있다. 좋다. 인생의 무게가 어깨 위로 살포시 느껴진다. 이젠 혼자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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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돌려 내 옆의 아내를 본다. 여기에 오기까지 수많은 일들을 이해해주고 또 힘이 되어준 사람.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사람. 우린 잘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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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 틀어지면 큰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 탓에 편두통이 밀려왔다.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나와는 달리 소영이는 반대다. 외려 추억이 더 생겼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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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말. 매일매일 쓰되, 자기반성을 필연적으로 하게 되는 일기보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소설을 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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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리석다고 느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이 싸움의 승리가 아닌 인생의 행복 안ㄴ가. 지금 나는 멍청한 팀킬을 하고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고개를 돌려 아내를 향했다. 그냥 길에 서서 몇 초를 바라보았다. 아내도 멈추어 나를 본다. 그러다 땅을 쳐다본다. 아내의 눈썹, 운동화, 가방끈을 만지작거리는 손, .... 그리고 손을 내밀었다. 내 손을 잡아주는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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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젊은 날 책상도 없이 평생을 공부한 게 안쓰러워 혼수로 책상을 마련해오셨다는 어머니. 그리고 늦은 밤 남몰래 그 앞에 앉아 눈물을 흘렸던 아버지. 나는 삐걱거리고 서랍도 잘 열리지 않던 그 책상을 물려받았고, 책상 다리가 더 이상 서 있을 수 없을 때까지 바꾸지 않았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 책상은 내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이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
이것은 사람마다 위로해줘야 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방식으로 상대방을 위로할 수 없고, 상대방의 방식으로 나를 위로 할 수 없다.'라는게
이제까지의 나의 생각이다.

그러나 모르겠다.

정반대의 사람처럼 보이는 위의 두 사람이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방식.

상대방의 성향에 맞는 응원법인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응원법인지 모르겠다. 어떻게 좋은 건지도.



근데 아직까지 나는 그게 잘 안된다.

나는 나의 방식대로, 나의 취향대로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상대방의 방식이 아니라.

그건 상대방의 방식일 수도 있지만, 상대방이 나의 의중 혹은 아직까지도 나를 모른다는 이유일 수도 있으니까.

무엇이 필요한지 혹은 상대방의 방식대로 상대방을 위로하였다고 하여 변한게 없다면 

그것은 어떤 감정으로 이어질 지 모르겠다.



아직까지 나는 그렇게 혼돈에 찬 사람이다.



#creative25 @elso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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