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추억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은 추억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뜻밖의 밤길에서 만나 다정한 길동무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정구회 추억’ 후기의 마지막 부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수많은 추억으로 이루어져 있음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모든 추억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를 만나는 곳은 언제나 현재의 길목이기 때문이며, 과거의 현재에 대한 위력은 현재가 재구성하는 과거의 의미에 의하여 제한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구나 추억은 옛 친구의 변한 얼굴처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것이 추억의 생환이란 사실을 훨씬 나중에야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생각하면 우리가 영위하는 하루하루의 삶 역시 명멸하는 추억의 미로 속으로 묻혀 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추억에 연연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추억은 화석 같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단히 성장하는 살아 있는 생명체이며, 언제나 새로운 만남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