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패기의 학자가 대학자이며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는 조선 최고의 학자에게 보낸 편지 한 통.
그것도 당신이 주장한 철학논리의 부정확함을 지적하는 예의 있는 글.

그리고 8-9년 동안의 약 120통의 편지(혹은 논문의 글 형식)
서로의 의견을 뒤짚고, 뒤짚고, 반대로 생각해보고, 다양한 방식으로 고찰하며 생각한 각 논문의 글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의 나의 관점에서는 분명 젊은 패기의 학자 기대승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이황선생님이 보여준 배움에 대한 예의와 사람을 대하는 그의 훌륭한 인품이다.

자신의 부족함 혹은 올바르지 못한 것을 인정하며, 진정으로 배우려하는 용기.
잘못을 고치는 데 인색하지 않았던 그의 인품.
그리고 20년 후배에게 이제까지 자신의 명성과 권위를 내려놓은 채 고개를 숙이며, 상대방을 높여준 예의.

철학논쟁보다 상대방을 예의있고 대하고 존중하며, 토론했던 그들의 품격을 높이 칭송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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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닌 자존심, 경력, 생각, 판단 내려놓고 나 역시도 배움에 인색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항상 이기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한 나이지만 말이다.


한번 더, 훌륭한 스승 이황의 마지막 말을 되 뇌어본다.

진정한 용기는
기세를 높여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고치는 데 인색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황이 고개를 숙입니다.






#creative25 @elosar  #알쓸신잡 #이황 #기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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