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 기업 양대 산맥인 네이버(NAVER (628,000원▼ 3,000 -0.48%))와 카카오 (109,300원▼ 200 -0.18%)가 지난해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뚜겅을 연 네이버는 해외 매출과 모바일 매출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3조원과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카카오는 신규 사업 분야인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에서의 수익화 실현 여부가 불투명해 매출 1조원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카카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영업이익률 갈수록 벌어져…네이버 23% 카카오 10%
네이버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에서 설립된 IT(정보기술) 업체로는 처음 달성한 기록이다. 네이버는 28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2511억5710만원으로 2014년보다 17.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22억385만원으로 0.5% 늘었고, 순이익은 5169억8627만원으로 14.4%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한 8900억원을, 영업이익은 5.0% 증가한 2036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 4분기 영업이익률은 23%다. 

반면 카카오는 연간 매출 1조원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 애널리스트가 전망한 카카오의 4분기 매출액 평균치는 2556억원, 영업이익은 273억원이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영업이익은 크게 줄어 58.4%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추정치를 합산한 카카오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9461억원, 영업이익 9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네이버·카카오 실적 비교 / 그래픽 이진희
 2015년 네이버·카카오 실적 비교 / 그래픽 이진희

카카오의 영입이익률은 계속 줄고 있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9.8%를 기록, 전년 동기(22.3%) 대비 12.5%포인트 내려앉았다. 카카오 4분기 예상 영업이익률은 10.68%다. 카카오의 경우 게임 사업 수익이 줄었고, ‘카카오택시’, ‘카카오대리운전’ 등 O2O 서비스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같은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해 투자 부담은 커진 상황이다. 


◆ 네이버 라인 광고 터졌다…카카오 게임 능가하는 캐시카우 찾는 중 
영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네이버는 주 수익원인 광고 매출(73% 비중)이 2조3224억원으로 2014년보다 15.0% 증가했다. 모바일 부분의 광고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특히 라인이 매출 증대에 효자 노릇을 했다. 라인 광고의 매출 호조로 해외 광고 매출은 53.0% 급증했다. 콘텐츠 매출도 실적을 견인하는데 한몫했다. 4분기 콘텐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2173억원을 기록했는데, PC가 아닌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93%에 달했다.

카카오도 광고 매출이 주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2015년 3분기 기준 매출 중 광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3%였다. 지난해 3분기 매출 2295억원 가운데 광고 매출은 1429억원, 게임 매출은 513억원으로 광고와 게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이후 광고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량 늘었고, 매출 규모는 큰 변동이 없지만 게임 매출 비중은 2014년 3분기 68.1%에서 2015년 3분기 25.4%로 하락했다.

카카오는 O2O 서비스나 인터넷 은행 등이 자리잡을 때까지 캐시카우를 찾는 중이다. 카카오는 우선 로엔 인수를 통해 광고와 게임에 의존해 왔던 매출의 다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로엔 (79,500원▲ 300 0.38%)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한 17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고 25일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135억4300만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49.1% 늘었다.


◆ 해외 매출 비교해보니 
네이버가 이같은 실적을 거둔 데에는 해외에서 성장한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인 라인의 공이 크다. 네이버의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1조836억3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7.9% 늘었다. 네이버의 해외 매출의 비중도 33.3%로 전년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1조원의 매출 대부분이 라인에서 나온 것”이라며 “실제로 라인은 지난해 4분기에만 콘텐츠 분야에서 18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에서 판매된 이모티콘(감정을 표현하는 스티커)이나 게임·음악 서비스 등에서 나온 수익”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카카오는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잇따라 해외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실적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해외 계열사들의 매출은 감소하고 있고, 손실은 크게 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패스모바일·카카오 재팬·베이징 카카오·다음게임 유럽 등 해외 계열사들의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은 99억98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1분기 대비 11배나 늘어난 규모다. 또 주요 해외 계열사 매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23억8600만원으로, 1분기보다 19% 줄었다.

카카오는 부진한 해외 사업을 게임을 통해 돌파해나갈 계획이다. 카카오는 2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 게임 사업 방향 및 전략을 공개하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구조로 카카오 게임하기를 개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그동안 카카오 게임하기의 경우 카카오 계정을 가진 사람만이 이용할 수 있어 오히려 해외 진출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네이버는 연간 성장률은 정체…카카오는 임지훈 호 안착이 관건 
네이버도 고민이 많다. 네이버의 2015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다. 2015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고작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네이버의 성장동력인 라인의 가입자 증가 추세가 완만해진 것이 문제다. 네이버는 V앱을 통해 동영상 광고 시장을 늘리고 네이버 페이로 결제 시장에서도 매출 확대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30대를 사령탑에 앉힌 파격적인 실험이 얼마나 안착하느냐에 성장이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지훈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는 카카오가 인수한 포털 다음의 2등 문화를 지우고 O2O와 인터넷은행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로엔은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던진 또다른 승부수다. 카카오가 로엔 인수가격이 너무 높아 회사 경영에 부담이 될지 모른다는 투자 시장의 전망을 잠재우고 카카오의 신 성장동력으로 키워낸다면, 영업이익률 20% 시대를 다시 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출처 및 저작권: 조선비즈 강인효 기자님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29/2016012901533.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