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짧은 여행 가운데 대만을 정의하는 단어는 ‘향기를 남기는 도시’이다. 

그리고 나는 위의 대만과 같은 방법이 곧 우리 대한민국 곳곳의 도시를 재생하고, 살리는 방법임을 믿게 된다. 


아래의 사진 몇 장을 먼저 첨부한다. 

한 사람은 가죽이나 목재를 이용하여 어떠한 장식품을 만들고 있고, 또 어떠한 사람은 유리병을 만들고 있다. 

한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저 그런 모습이지만, 이 장면에는 누구도 모를 비밀이 숨겨져 있다. 







바로 위의 작업 공간이 ‘백화점’이라는 것이다. 

실제 대만의 시티 한가운데 유명한 백화점 2~3층에는 위와 같이 장인(?) 혹은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을 확보해주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만든 작품을 바로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다. 


나는 이것이 곧 도시를 살리는 첫 번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을 간직한 사람에게 공간을 주는 것. 즉 ‘사람의 시간을 사는 것’ 

실제 사람들은 그들이 작품을 사기도 하지만, 그들 자체의 작업하는 모습을 살핀다. 혹자는 비효율이라고 말하지만, 어쩌면 이 공간을 제작한 사람은 고객들의 시간을 사는 행위를 시작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도 있겠다. 

고객들의 시간과 추억을 산다면, 혹은 지배하게 된다고 곧 이는 경제적 존속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무수히 알 수 있었다. (와이파이, 콘센트를 없애서 회전율을 높이겠다는 커피빈과 오히려 와이파이, 콘센트, 대형 책상을 갖춰 고객들을 머물게 했던 스타벅스의 현재 모습을 비교해보아라) 대만은 실제 도시 곳곳에서 사람들의 시간을 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을 위해 예술가에게 공간을 확보해주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것이 예술가들의 직접적인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확인 할 수는 없었지만, 최소한 도시 전체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는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며, 이는 직접적 혹은 간접적인 도시의 확대 및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다.



대만이 도시를 살리는 두 번째 방법은 ‘공간을 맡기는 것’이다. 

대만이라는 도시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도시였다. 타이베이 101빌딩을 대표한 각종 현대식 모습과 함께 도시 곳곳을 예술가들에게 배분함으로써 디자인적인 요소를 매우 강화하였다. 나 역시, 대만의 수많은 갤러리 및 디자인팩토리를 방문했지만, 시간이 매우 부족할 정도였다. 

실제 대만을 방문한 사람들의 일부 조사에 따르면, 대만의 유명한 랜드마크인 몇몇 박물관, 자연경관, 빌딩, 먹거리와 함께 아기자기한 대만의 창의적인 모습을 재방문 포인트로 뽑았다. 

이러한 결과는 국가가 도시를 혼자서 계획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개방함을 통해 도시의 다양성을 만든 결과이다. 


이에 반해 한국의 도시를 살펴본다. 

관광도시를 꿈꾸는 대부분 도시는 LED 간판과 음식점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다. 음식 냄새 외에는 어디서도 도시의 고유 향기를 맡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전주시장이 롯데쇼핑센터를 철회시키고, 전통문화단지 등을 종합경기장에 조성한다는 것은 신의 한 수며, 향기나는 도시로 거듭나는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한옥마을 외에, 종합경기장의 새로운 시설과 전북대학교, 덕진공원을 연결하는 새로운 루트는 분명 관광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요소이다. 그리고 이를 지자체 단독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닌, 지역의 철학자, 역사학자, 예술가 등과의 협의를 통해 고유의 색감을 내는 프로젝트로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향기 나는 도시, 도시 고유의 색감을 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곳은 도시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는 것이다. 전주의 그리고 각 도시의 현재 라이프 스타일을 잘 판단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를 역사학자, 철학자, 사회학자, 예술가, 지자체가 협력하여 발전 시킬 수 있는 부문을 찾길 바란다.

물론 내가 이에 대한 정답을 내릴 수 없지만 단 한가지를 단언할 수 있다면 그것은, 대형쇼핑몰을 통하여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발상이 가장 천박하며,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creative25 @elo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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