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책벌레 신영준박사님의 페이스북 글을 퍼온 것입니다.



두 명의 축구선수가 있다.


한 명은 4년간 중앙 미드필드로 활동하면서 한 시즌 평균 2골 정도를 기록하였다. 국가대표 유소년 팀에도 한 번 발탁은 되었지만 부상으로 크게 활약은 하지 못 했다. 4년간의 선수 생활이 그의 축구 인생의 전부이다. 본인은 스스로의 선수 생활을 “삼류”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또 다른 한 명은 명문 팀에 입단하지 못해 코치와 선수를 같이 병행한다. 오전에는 유소년 팀을 지도하고 오후에 팀 훈련을 참가했다. 그 능력을 인정받아 명문 팀으로 스카우트되지만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다시 친정 팀으로 복귀한다. 그렇게 몇 년 더 친정 팀에서 활약한 후 임대 선수로 타 리그를 오가며 결국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둘 다 위대한 선수로 보이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심지어 평범하기보다는 평균보다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선수들로 보인다. 그들은 위대한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훗날 두 위대한 감독이 된다. 


첫 번째 선수가 Special One 주제 무리뉴 감독이고 두 번째 선수는 대한민국의 영원한 감독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무리뉴 감독은 어린 시절의 선수로써는 본인을 삼류라고 칭했지만 상대팀의 약점을 찾아내는 감독으로서의 자질을 일찌감치 인정 받았다고 한다. 또 축구 지도자의 길을 걷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가서 영어 공부를 하고 여러 프로팀에서 통역을 하면 지도자의 경력을 착실히 만들어 나갔다. 

히딩크 감독 또한 특이한 이력이 있다. 그는 나이메이건이라는 프로 팀에서 선수로 활약할 때 체육교사를 동시에 겸임했다. 일반적인 체육교사가 아니었고 특수학교에서 장애아들을 지도하는 체육교사였다. 훗날 특별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경험은 그가 최고이기 때문에 특별해진 선수들을 다루는 감독 생활을 하는데 엄청난 자양분이 되었다. 

또 흥미로운 점은 두 감독의 공통점은 영어에 상당히 능통하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이고, 무리뉴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의사소통이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세계 어느 나라나 클럽의 지휘봉을 잡아도 쉽게 의상 소통을 하고 프로 감독으로 가장 중요한 언론과의 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들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축구 자체와는 직접적으로 관련 없는 (하지만 나중에 엄청난 통찰력과 감독으로써 능력을 준) 통역과 교사 같은 일을 꾸준히 수행했다. 또 기본능력(영어로의 소통 능력)을 아주 탄탄하게 다졌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차곡차곡 누적되어 훗날 최고의 축구감독이 되는데 자양분이 되었다. 



지금 당장 우리도 우리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낙담하고 좌절할 일이 아니다. 

한 번에 못 도달하면 여러 번에 나누어서 도달하려는 계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두 감독에게서는 우리는 배워야 한다. 

젊어서 빛을 보지 못했다고 영원히 기회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또, 그들의 성공이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꾸준하게 준비된 성공이었다는 사실도 배워야 한다. 

선수로써의 화려한 인기는 얻지 못했지만 감독으로서의 영원한 존경을 얻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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