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쥬얼리 브랜드와 함께 만든 스마트워치, 디지털 음원의 손상 부위를 복원해주는 태블릿PC, 한 번 충전으로 이틀 이상 쓸 수 있는 배터리.’


애플 또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제품들을 나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중국 기업인 화웨이가 이달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소비자가전쇼) 2016’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개한 신제품들이다.
화웨이는 이미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플래그십(기업의 기술력을 집약한 제품) 스마트폰 ‘P’와 ‘메이트’ 시리즈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중국=짝퉁’이라는 세간의 선입견을 날려버린 것이다. CES 2016은 이런 화웨이의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하는 무대가 됐다.

케빈 호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핸드셋 부문 대표가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 8’을 소개하고 있다. / 화웨이 제공
 케빈 호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핸드셋 부문 대표가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 8’을 소개하고 있다. / 화웨이 제공

◆ CES서 메이트 8 공개…“브랜드 충성도 강화”

화웨이의 기자간담회장은 행사 시작 전부터 수 많은 인파로 붐볐다. 밝은 얼굴로 무대에 등장한 케빈 호(Kevin Ho)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핸드셋 부문 대표는 객석을 가득 채운 청중을 향해 힘찬 목소리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 8’을 소개했다. 

메이트 8은 화웨이가 하이엔드(고급제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제품답게 우수한 사양을 자랑한다. 메이트 8에 장착된 화웨이의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 950’은 이전 버전인 기린925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을 100%,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은 125% 올렸다. 4000밀리암페어아워(mAh) 용량의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36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화웨이가 지난 3년 간 9800만달러(약 1162억원)를 투자해 만든 이미지 센서 프로세서는 메이트 8의 카메라 처리 속도를 4배 빠르게 만들었다. 제품 외관은 2.5D 곡면 강화유리와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아노다이즈드 알루미늄이 감싸고 있다. 

호 대표는 “메이트 8은 일상생활뿐 아니라 업무용으로도 매우 이상적인 제품”이라며 “세계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화웨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 8(왼쪽)과 화웨이 워치 쥬얼 에디션 / 화웨이 제공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 8(왼쪽)과 화웨이 워치 쥬얼 에디션 / 화웨이 제공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큐빅 68개 박힌 화웨이 워치

화웨이는 메이트 8를 공개한 후 다양한 분야의 유명 기업들과 함께 개발한 신제품들을 추가로 선보였다. 행사를 지켜보던 국내 한 IT 업계 관계자는 “유명한 글로벌 업체들이 앞다퉈 화웨이와 협업 제품을 내놓는 것 자체가 화웨이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 ‘화웨이 워치’는 세계적인 쥬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화웨이가 공동 제작한 럭셔리 제품이다. 모델은 두 가지다. 로즈골드 색상의 ‘쥬얼’ 에디션에는 68개의 스와로브스키 큐빅이 박혀 있다. 널링 패턴이 적용된 ‘엘레강트’ 에디션은 우아함과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10인치 태블릿 ‘미디어패드M2’는 화웨이가 유명 오디오 브랜드인 하만카돈과 협력해 개발한 제품이다. 화웨이는 조만간 디지털 압축음원의 손상 부분을 복원하는 하만카돈의 최첨단 클래리파이(Clari-Fi) 기술을 미디어패드M2에 적용하기로 했다.

화웨이는 CES 2016에서 구글과 공동 개발한 레퍼런스폰 ‘넥서스6P’를 선보이기도 했다. 구글 레퍼런스폰은 새로 나온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해 휴대폰의 기준이 되는 모델을 말한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가 이른바 ‘구글폰’이라고 불리는 넥서스 시리즈의 개발을 맡은 것은 화웨이가 처음이다.

리차드 위(Richard Yu)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대표는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제품들은 소비자에게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CES 2016에 방문한 관람객들이 화웨이 전시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화웨이 제공
 CES 2016에 방문한 관람객들이 화웨이 전시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화웨이 제공

◆ 삼성전자 자리 넘보는 화웨이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중 고가 제품 비중은 33%로 2분기의 26%보다 7%포인트나 높아졌다. 특히 화웨이는 서유럽의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6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고가폰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에 실적도 좋아졌다. 지난해 화웨이는 2014년보다 70% 성장한 200억달러(약 24조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스마트폰 출하량도 1억800만대로 44% 늘어났다. 중국 휴대전화 제조사 중 연간 출하량 1억대를 돌파한 기업은 화웨이가 처음이다.

국내 한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세계 저가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화웨이를 필두로 고가폰 시장까지 넘보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 (1,126,000원▼ 6,000 -0.53%)는 중국 업체들과는 반대로 중저가폰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대비 10%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6조1000억원에 그쳤다. 국내 29개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를 6조5717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위 대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는 3위의 입지를 공고히 했고, 지난해 3월 이후부터는 줄곧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화웨이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오르는 건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및 저작권: 조선비즈 - 전준범 기자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9/20160109005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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