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 & 냉장고 
프리미엄 시장 고성장 
삼성전자 728만원 '셰프컬렉션'  1000L 용량·생선·고기 보관실…100일 만에 5000대 판매 돌파 

LG전자 '디오스 오케스트라' 
모바일기기 연동된 스피커 장착…고가에도 잘나가
삼성전자 ‘셰프컬렉션’

삼성전자 ‘셰프컬렉션’


냉장고가 확 달라졌다. 겉은 물론 속까지 고급화됐다. 단순히 식품을 차갑게 보관하기만 하던 냉장고가 아니다. 냉장고를 열지 않고 도어에 장착된 정수기로 물이나 탄산수를 마시는 것은 이제 기본이다. 고기나 해산물을 더욱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전용 보관실을 갖춘 냉장고가 나왔는가 하면 제품 상단에 스피커를 달아 음악까지 들을 수 있는 냉장고도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냉장고가 진화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잘나가는 700만원짜리 냉장고 

지난해 3월 삼성전자가 728만원짜리 냉장고 ‘셰프컬렉션’을 내놨을 때 소비자들의 첫 반응은 ‘미쳤다’였다. “누가 저렇게 비싼 돈을 주고 냉장고를 사겠느냐”는 것이었다. 문이 하나 달린 일반 냉장고는 1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고, 흔히 프리미엄 냉장고를 나누는 기준이 되는 양문형(상냉장 하냉동 방식)도 300만원대면 살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셰프컬렉션은 출시 한 달 만에 1000대가 팔리더니 100일 뒤에는 5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출시 1년이 지나자 누적 판매량은 2만대를 돌파했다. 일반 냉장고의 2~5배 비용이 드는 데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냉장고 판매를 늘리기 위해 프리미엄에 집중한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범한 냉장고는 사갈 사람이 없다”며 “요즘 냉장고 한 대 없는 집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냉장고를 내놔야 사가겠다고 판단해 프리미엄 냉장고에 공들였다는 설명이다. 



셰프컬렉션이 비싸지만 잘 팔리는 데엔 이유가 있다. 기존 일반 냉장고와는 다른 몇 가지 특징 때문이다. 1000L 용량이어서 넉넉하게 내부 공간을 쓸 수 있다. 고기와 해산물을 장기간 신선하고 맛있게 보관할 수 있는 -1도의 고기·생선 전문 보관실이 있다. 또 식품별, 위치별로 가장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미세 온도를 조절해준다.


스피커 달고 정수기 달고 

LG전자 ‘더블 매직 스페이스’

LG전자 ‘더블 매직 스페이스’

일반적인 냉장고 개념을 탈피하고 프리미엄 옷을 입은 제품도 있다. 냉장고 상단에 스피커를 장착한 LG전자의 ‘디오스 오케스트라’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모바일 기기와 연동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스피커는 일반 휴대폰의 10배 이상 출력을 낸다.

상냉장 하냉동의 양문형에 용량이 커서 프리미엄급인 데다 스피커까지 달아 보통 프리미엄 제품과 비교하면 15% 이상 가격이 비싸다. 950L가 610만원, 870L는 445만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이 제품 역시 출시 두 달 만에 1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박영일 LG전자 냉장고사업부장(부사장)은 “제품 간 결합을 통해 기존 냉장고로 할 수 있던 것보다 많은 기능을 담아냈더니 소비자들도 눈여겨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냉장고 45개 제품 중 30개 제품이 프리미엄급이다. 전체 라인업의 67%가량이다. 국내 냉장고 판매량 중 30% 이상이 프리미엄급에서 나오고 있다. 냉장고에 정수기를 결합한 ‘디오스 얼음정수기’(300만~690만원), 냉장고 문에 별도 수납공간을 하나 더 만든 ‘더블 매직스페이스’(400만~590만원) 등도 있다.



활기 띠는 냉장고 시장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냉장고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다. 국내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900L대 대용량 냉장고를 잇따라 내놓으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대유위니아도 2013년 900L대 프리미엄 냉장고 ‘프라우드’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용량에서 시작된 프리미엄 냉장고 열풍은 2013년 메탈 소재와 같은 디자인으로 옮겨가다 지난해부터는 부가 기능이 경쟁의 포인트로 떠올랐다. 

요즘은 해외 업체들도 프리미엄 냉장고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월풀은 300만~600만원대 대용량 프리미엄 냉장고를 판매하고 있다. 값싼 제품을 내놓는 것으로 유명한 중국 하이얼도 최근 300만원대 냉장고를 선보였다.

이런 경쟁은 정체돼 있던 냉장고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심각한 고장이 나지 않으면 굳이 냉장고를 새로 살 필요가 있겠느냐던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었다”며 “갖고 싶은 냉장고를 찾는다며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및 저작권: 한국경제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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