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화폐는 새끼를 낳지 못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얼핏 어감이 묘한 ‘새끼’라는 단어를 써가며 명언을 남겼다. 화폐는 새끼를 낳지 못한다는 화폐불임설이 그것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일까? 과거에는 화폐를 생산성이 없는 단순한 상품의 교환 수단으로만 여겼다. 그래서 돈을 빌려 주고 받는 이자는 금기의 대상이다. 이러한 금리 금지론에도 불구하고 기원전 5세기부터 이자가 있었다는 문헌을 보면 화폐의 탄생과 함께 돈이 새끼를 낳는 것은 운명이지 않았나 싶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이자란 돈의 사용료를 말한다. 돈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차입비용이 바로 이자이다. 그 이자를 비율로 표현한 것이 이자율이며 다른 말로 금리, 수익률, 할인율이라고도 한다.

 

영국의 경제학자인 낫소 시니어(N. W. Senior)는 자본의 형성은 현재의 소비 욕망을 억제함으로써 이루어지기에 고통이 수반되며, 이자는 바로 이러한 절욕에 대한 보수라고 말했다. 도대체 금리를 어떻게 생각했길래 이렇게 얘기했 을까?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내가 누군가에게 이자를 받는다는 것은 나의 돈을 빌려 준 것이다. 돈을 빌려 줬다는 것은 현재의 소비를 포기했다는 것을 뜻하며, 이자는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소비를 포기한 대가로 위험을 부담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바로 ‘무위험 수익률’이라고 한다. 그런데 빌려 준 돈을 다시 받을 위험이 전혀 없을 수 있을까? 국가가 보증해 준다면 모를까 길가던 행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돈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렇듯 돈을 빌려 줄 때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위험에 대한 대가를 ‘위험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종합하면 금리는 현재의 소비를 포기한 대가로 위험없이 얻을 수 있는 수익률과 위험을 부담하는 대가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을 합한 것이 된다. 

 

금리 = 위험 프리미엄 + 무위험 수익률

 

위험 프리미엄은 더 세밀하게 볼 수가 있다. 먼저 차입자가 얼마나 신용이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30년지기 친구나 국가 혹은 대기업은 비교적 신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옆동에 사는 최씨 아저씨의 신용도는 장담하기 힘들다. 이렇게 차입자마다 신용도가 다르며, 그 신용에 따라 내가 감수해야 할 위험도도 다르다. 이를 ‘신용위험’이라고 한다.

 

또 하나의 위험은 바로 ‘유동성위험’이다 . 1년 안에는 별 일이 없을 것같아 1년 약정으로 돈을 빌려 줬는데, 혹시라도 3개월 후에 급한 돈이 필요하면 어떻게 되나 하는 위험을 유동성위험이라고 한다. 빌려 준 돈을 회수하는 시간이 길수록 이 유동성 위험은 커질 것이다.

 

앞의 내용을 종합하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금리의 구성을 간단하게 도출할 수 있다. 

 

금리 = 위험(신용위험+유동성위험) 프리미엄 + 무위험 수익률

 

2. 금리는 어떻게 표현하는가? - %, %p, bp

 

우리나라의 금리는 1만분의 1인 0.01%까지 표시한다. 그래서 금리체계의 기준이 되는 기준금리나 은행 이자를 말할 때는 %로 나타낸다. %포인트는 두 퍼센트간의 차이를 말한다. 

 

한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 5.25%

  

위의 신문 헤드라인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5%에서 0.25%포인트 인하하여 현재 5.25%가 되었음을 나타낸다.

 

또한, 금리를 표현할 때 자주 쓰이는 베이시스 포인트는 1백분의 1%를 뜻한다. 따라서 ‘0.25%포인트 인하’는 ‘25bp 인하’라고도 표현할 수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금리를 bp 단위로 계산하는 것은 큰 돈을 가지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들에게는 0.01의 차이가 투자와 회수를 결정짓는 매우 큰 차이기 때문이다. 

 

3. 금융 내 금리의 흐름

 

기준금리 | 기준금리는 금리 체계의 기준이 되는 중심금리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서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한 나라의 금리를 대표하고, 금융 상황에 따라 변하며 또 금융시장에서의 각종 금리를 지배한다.

 

금리의 흐름 |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등의 활동을 통해 금융시장을 조절하는데, 콜금리의 통제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된다. 콜금리는 금융기관 간의 대출거래를 할 때 적용되는 금리로,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나 CP(기업어음)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장기금리인 주택담보대출금리와도 연동되어 있다. 

 

금리 결정 요인 | 금리를 결정하는데는유동성과 예대율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보통 만기 6개월보다 1년 정기예금의 금리가 높은 것은 유동성 위험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은행의 여수신금리도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예금금리는 거의 예외 없이 내려가며 대출금리도 일반적으로 내려간다. 

  

** 체크 포인트

 

%와 %포인트를 혼동하지 말자

 

신문을 읽을 때 금리 자체가 %로 표현되기 때문에 금리와 금리의 변화율인 %p가 혼동될 수 있다. 앞에서 나온 헤드라인을 다시 한 번 보자.

 

한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 5.25%

 

기준금리는 5.5%에서 5.25%로 하락했다. 이것을 금리가 5.5%에서 0.25% 하락했다고 하면 5.48%가 되어 버린다. 따라서 두 금리 사이의 변화율은 %포인트라고 해야 한다.

 

1. 금리가 5.5%에서 0.25% 하락했다. (×) 

2. 금리가 5.5%에서 0.25%포인트 하락했다. (○) 

 

금리 메커니즘의 예외 | 금리가 항상 앞과 같은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과 향후 경기의 방향에 따라,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시장참여자들의 심리에 따라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도 있다. 또 은행의 여수신 금리는 은행의 담합이나 정경유착에 의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벗어 나기도 한다.

 

2008년에 경기침체가 극심해지자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정책을 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도 떨어졌다. 그런데 예금 금리가 내렸음에도 대출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은행이 2008년에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 싼 가격으로 예금자들의 돈을 조달하여 비싼 이자를 받고 대출해 주었음을 뜻한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은행 건전성을 위해 묵인한 감이 없지 않았으며, 그 부담은 대출자들이 져야 했다. 

 

4. 실물경제에서 금리는 어떤 역할을 하나?

 

 

실물경제에서 금리는 우리 몸의 혈액순환과 같은 역할을 한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은 자금 조달이 원활해져 투자를 늘린다. 이에 따라 일자리가 창출되고 가계의 소득이 늘어난다.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소득이 증가하면 가계는 저축보다는 소비를 늘리게 된다.

 

가계가 소비를 늘리면 그것을 충족할 기업의 생산과 판매가 증대되고, 이는 다시 가계의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 이러한 시기에 는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가계의 투자 여력이 좋아지므로 주식과 부동산 가격도 오른다. 이렇게 경기가 상승하면 기업은 투자를 더 늘리고 이에 따라 자금 수요가 증가하며 물가와 금리가 오른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은 자금 차입 비용이 높아져서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일자리가 줄고 가계의 소비 여력이 축소되면서 기업의 생산이 감소한다. 이 시기에는 신문기사에서 ‘경제가 나빠졌다’‘, 경기 하강’이라는 문구가 자주 눈에 띄고, 경기 위축으로 인한 자금 수요 감소로 인해 금리가 떨어진다.

 

그런데 경기가 하강할 때 정권을 잡은 정부는 자연스러운 금리 조절이 아닌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위해 과도한 저금리정책을 펴는 경우가 많다. 저금리정책을 통해 경기가 상승한다고해서 저금리가 고금리보다 좋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결국 어느 시점이 지나면 상승한 경기는 하강하게 되어 있다. 오히려 인위적인 저금리정책으로 인해 시중의 돈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하면 2008년 금융위기처럼 아주 극심한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가 일어 나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참가자들과 국민들이 경기의 변동을 예측할 수 있도 록 완만한 금리정책을 취해야 한다. 



출처: http://blog.naver.com/justalive/22008394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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