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이아명품관 이스트 2층. 오픈형 구조로 모든 매장이 하나의 컨셉으로 통일됐다./ 사진 갤러리아
 갤러이아명품관 이스트 2층. 오픈형 구조로 모든 매장이 하나의 컨셉으로 통일됐다./ 사진 갤러리아


‘갤러리아백화점 웨스트관에는 브랜드 간판이 없다’

익숙치 않은 광경이다. 백화점에 옷 사러 가면 통상 ‘브랜드’ 보고 구매한다. 하지만 오는 13일 재개장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갤러리아백화점(갤러리아)의 웨스트관 2~5층에는 브랜드 간판이 없다.

갤러리아는 이번에 압구정 본점의 웨스트관을 재개장하면서 폐쇄적인 백화점 매장 구조를 바꿔 국내 최초로 개방형 매장 구조를 도입했다. 매장 간 경계를 없애고 진열 방식을 브랜드 간판보다 상품 위주로 바꿨다. 

매장 구조뿐만 아니라 브랜드 구성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두 바꿨다. 갤러리아 MD(Merchandizer)가 전 세계 가장 ‘핫(Hot)’한 곳을 찾아가 브랜드를 직매입했다. 직매입 비중(면적 기준)은 5%에서 30%로 늘렸다. 75개 직매입 브랜드는 100개까지 늘었다.

박세훈 갤러리아백화점 대표는 12일 갤러리아 3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갤러리아는 하나의 브랜드로서 탄생해야 한다. 모든 백화점이 대동소이한 물품을 팔기보다 다양한 부문에서 차별화하고 독창적인 부분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훈 갤러리아백화점 대표
 박세훈 갤러리아백화점 대표

갤러리아는 캐나다 설계회사 버디필렉과 손 잡고 웨스트관을 설계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프리미엄 백화점 바니즈(Barneys) 등을 연구했다. 

박 대표는 “바니즈백화점을 좋아한다. 바니즈는 작지만 콘셉트가 강하다. 유행에 민감한 뉴욕 시민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갤러리아도 그런 힘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호정 갤러리아백화점 상무는 “고객이 패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유연성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개방형 매장 방식을 채택하면서 필요에 따라 직매입 비중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고 패션 흐름과 시장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직매입 비중 30%로 늘려…100개 브랜드 직매입

직매입 백화점은 상품을 구매하고 재고까지 책임진다. 해외 백화점은 대부분 직매입 방식이다. 반면 국내 백화점은 대부문 매장 임대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부 국내 백화점이 임대방식에서 탈피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소비침체 탓에 임대매장 매출이 떨어져 수수료 수입도 줄었기 때문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백화점의 수수료 체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갤러이아명품관 이스트 2층. 오픈형 구조로 모든 매장이 하나의 컨셉으로 통일됐다./ 사진 갤러리아
 갤러이아명품관 이스트 2층. 오픈형 구조로 모든 매장이 하나의 컨셉으로 통일됐다./ 사진 갤러리아


국내 백화점은 수수료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수수료가 줄면 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빅3’ 백화점(롯데, 신세계, 현대)의 수수료는 매장 매출의 30~38%다. 매장 매출 1억원 중 평균 3500만원쯤이 백화점 몫이다. 직매입 방식으로 바꾸면 수수료 수입이 4500만~6000만원으로 늘어난다. 

백화점은 직매입 상품 비중을 높이길 원한다. 다만 임대매장이 반발해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갤러리아는 임대매장을 설득해 인테리어를 하나의 콘셉트로 통일할 수 있었다. 일부 임대매장은 ‘간판이 없다’는 이유로 입점을 포기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임대매장에게 실험에 동참해 달라고 설득했다”며 “콘셉트가 맞지 않거나 실적이 좋지 않은 브랜드는 (이번 재개장에서) 제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첫 유료회원 카드 만들어 “유행을 가장 빨리 이끄는 백화점 되겠다”

갤러리아는 이번에 재개장하는 웨스트관에 밴드오브아웃사이더스, 베르수스, 준지 등 국내외 브랜드 20여개를 들여왔다. 모두 국내에서 첫 선보이는 브랜드다. 직영MD 존에는 오프닝세레모니, 언더커버, 일라리아니스트리 등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가 자리한다. 박 대표는 재개장으로 백화점 매출을 연간 10% 가량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유료 회원카드도 선보인다. 현대카드 출신답게 박 대표는 백화점 카드에 변화를 줬다. 연간 회원비는 5만원이다. 대신 10개월 무이자 할부, 10% 패션 브랜드 할인혜택, 고메이494 할인혜택, 렌터카, 플라워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박 대표는 “유료 회원카드도 또 하나의 실험”이라며 “기존 회원의 20~30%도 유료 회원으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했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3/12/201403120276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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