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람의 죽음은 각 사람대로 누구에게나 무언가의 감정을 준다.
때로는 각 사람의 죽음은 남은 사람에게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나에게 신해철이라는 사람은 살아서도 울림이였고, 죽어서는 더 큰 울림이다.
그리고 그 울림은 언제나 '좋게' 기억된다.

여기에 그를 추모하며 그에 대한 나의 좋은 울림을 적으려고 한다. 그를 잊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1. '그대에게'.
훗날 나는 대학생활을 추억할 때, 사진과 함께 노래로 추억 할 것 같다.  추억하게 만드는 노래는 두 개인데
하나는 쿨의 '아로하' 라는 노래이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그대에게'라는 노래이다. 대학시절 우리학교에서 mbc 대학가요제를 했고, 그때 나는 이 노래를 현장에서 들었다(다른 가수가 부른 노래를)
그리고 알았다. 이 노래가 나오면, 그때의 나의 친구들과 느꼈던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그리고 나는 여전히 이 노래의 전주가 나오면 그 시절, 그 때 그 감정을 추억하며, 친구들과 공유한다. 

그대에게는 그래서 나에게 추억의 노래이며 여전히 명곡으로 기억된다.(훗날 알았지만, 이 노래의 전주가 들리지마자 당시 조용필 심사위원은 우승을 직감하고, 소름이 돋았다고 하니 다른 사람에게도 역시 최고의 곡으로 기억되는가보다.)


2. 백분토론의 복장.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신해철이 100분 토론에 등장했다.
당시 그는 정장의 차림이 아닌 후드티에, 장갑을 낀 다소 파격적(?)인 복장으로 등장했다. 토론이 끝난 후 MBC페이지에는 그를 비난하는 글로 가득했었다. 나 역시도 그 장면을 보면서, 예술인긴 하지만 잘못된 복장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대해 신해철은 후드 티에 장갑을 끼고 나온 것은 분명 일부에게 '익숙치 않은 모습'일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는 모습'이 반드시 '옳지 못한 모습'은 아니다 라고 해명했다.

이 해명을 보면 나는 이제까지 나의 YES or No. 1 or 2 의 이분법적 사고를 반성하며, 내가 얼마나 사회를
단조롭게 처다보았고 의심없이 처다보았는지를 깨달았다.

그렇게 그는 나에게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의심을 알게 해준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때부터 다소 과격했던 그의 무대위 퍼포머스, 분장, 음악의 일부를 이해 할 수 있었다.


3. 각 종 토론 속 '합리적 논객'
나는 사실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일부를 진심으로 혐오한다. 그 일부는 진보와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사용하는 부류이다. 진보와 보수, 보수와 진보 이 얼마나 위대하고 숭고한 단어가 아닌가.
그러나 이 단어는 한국에서 단지 '정치적' 용어로만 사용된다. 그 일부 때문에.
하지만 이 단어를 사용하기에 적합한 인물을 뽑자면 난 단연 '신해철'을 뽑는다.
그 이유는 단 한가지. 반성 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더 객관적이 잣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반성하고 인정 할 줄 안다. 그의 토론이나 인터뷰를 보면 그가 진보 혹은 보수를 떠나서 그는 현 상황에서 정치적 자신을 맞추지 않고, 잘못한건 인정하고 반성한다.
나는 그것이 정치의 시작이며, 한국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반성' 해야 용서가 있고 그래야 통합이 있고 그리고 하나가 된다. 신해철은 그렇다 반성한다.
진보라고 해서, 진보를 두둔하는 게 아니라, 진보의 잘못은 인정하고 반성한다. 그래서 그는 토론이 된다.
토론에서 자기 말만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따질 수 있는 논객이 된다.


4. 순수함
2009년 10년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를 생각해본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죽인게 누구냐고 묻고 이명박, 조선일보도 아닌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끝 -

나는 이때 진짜 알았다. 이 사람이 순수함을 가진 참된 사람이란 걸. 겉 모습의 분위기가 아닌 진짜 따뜻함과
소중한 것을 지킬 줄 아는, 그리고 소중한 것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키는 방법이 누구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의 참 모습이 바로 신해철의 저 뜨거운 눈물이였다. 아름다웠다.
가해자를 알지만, 가해자는 자신이다. 우리이다. 이 뜨거운 외침 속에 그렇게 노무현 대통령은 지켜지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5. 앙드레김 비판한 국회의원에게
아래 신해철의 글은 나의 신앙관과 앞으로의 나의 TPO 및 유교적 개념을 뒤짚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나는 당시 교회에 갈 때, 다소 파격적 패션으로 갔다. 그 이유는 한가지. 내가 드린 최고의 것을 하나님께 드린다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옷 중에 가장 나에게 잘 어울리고 비싸며 새것을 입었다.
하지만 그 옷은 당시 어른들이 보기에는 일명 동양아치(?)처럼 보였나보다. 왜 단정하게 입지 않느냐는 것이다. 나는 말했다. 내가 드린 최고의 것을 드리라고 배웠고 이게 내가 드린 최고다. 그리고 그 최고는 하나님이 보시는 것이지 사람의 이제까지의 신념으로 파악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개념으로는 절대로 앞으로 이해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일 이후에 신해철은  
2010년 그는 앙드레김 선생님을 추모하며 이와 같은 글을 남긴다.
그분(고 앙드레 김)은 국회청문회에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름 대신 본명을 대라고 삿대질한, 자신의 작품을 입는 것이 상대에게 최고의 예우를 갖추는 방법이기도한 직업 디자이너에게 정장을 입지 않았다며 호통을 친 국회의원 나부랑이들 보다 백만배 더 가치있는 삶을 사셨다.


6. 소중한 사람을 소중하게
몇 년전인가 몇 달 전인가 기억 나지 않지만, 그의 쇼케이스를 기억한다. 몇 달전인 것 같다.
신해철이 6년 만에 새 앨범을 가지고 돌아왔다. 팬들과의 약속이라며 말이다. 
그리고 어떤 노래인지 역시 기억 나지 않지만, 팬들이 그 노래를 부르며 펑펑 울더라. 아마도 그가 약속을
지켜줘서 고마웠고 또 그외에도 수 만가지의 감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때, 그들의 마왕은 직접 무대에서 내려가 울며, 팬들을 하나씩 안아주며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이 짧은 영상은 여전히 나에게 크게 울림을 준다.
팬을 그냥 돈 쓰는 호구로만, 팬에게 진짜 감사할 줄도 모르고, 팬에 대한 예의도 모르는 몇 가수를 비롯 연예인들과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가수에게 연예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팬이다.
연예인은 팬을 위에 존재하기 때문에 갖추어야할 덕목 중 가장 강제적으로 필요한 것이 '팬에 대한 예의'이다.
그는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소중한 사람이 누군인가를 알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는 - 
그는 소중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표현했다.  크게. 마음에 울림이 온다.


이 외에도 신해철은 나의 어떤 가치관을 확립하는데 큰 영향력을 끼쳤다. 물론 그의 언행과 행동 중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를 좋아하는 것은 그의 줏대있는 행위와 삶의 괘적때문이다.

어제는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글을 쓰는 지금도, 앞으로도 정리되지 않을 것이다.
지 시간이 지나고 삶이 바뻐서 정리 되지 않는 미결의 상태로 이 감정과 이 눈물을 남길 테지. 

하지만 영원히 아니 가끔은 그를 기억할 것이고. 그 땜에 울고 웃을 것이다.


마왕 이라는 수식어보다는  그냥 그 사람은 나의 멋진형이였다.
그 형이 간다.

슬프고 보내기 싫었는데. 이 마음이 헛된 마음인 걸 알기에 그냥 뜨겁게 이별을 고한다.

신해철. 아니 우리 멋진 형님.
그 동안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형님 펜페이지, 트위터에 감사의 글. 용기의 글 한 줄이라고 쓸 걸 이렇게 후회합니다. 앞으로 감사한 사람에게 더욱더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살겠습니다.

감사하고. 형님은 저에게 정말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뜨겁게 안녕하겠습니다.
그리고 삶의 한자락 한 순간 가운데 또 형님을 저 멀리 기억속에서 꺼내어 뜨겁게 기억할 꺼구요.







그럼 진짜로. 뜨겁게 아주 뜨겁게. Good bye 
From. 당신의 팬임이 자랑스러운 한 사람으로 부터.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19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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