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를 떠난 직원 8인의 사임의 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던 직원 8명은 10월 22일부터 연달아 사직서를 제출하고 전주국제영화제를 떠났습니다. 애초에 저희는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 하고 싶은 말을 마음 속에 묻어두고 조용히 영화제를 떠나려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 이 일이 뒤늦게 언론에 알려지면서 저희의 사임에 관한 여러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이 기사들의 내용과 기사에서 언급되는 집행위원장의 발언을 보면서 저희가 집과도 같았던 전주국제영화제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심각하게 왜곡되어 유포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모든 것을 바쳐 전주국제영화제를 위해 일해온 저희가 눈물을 삼키고 사표를 낼 수 밖에 없었던 마음이 왜곡되고 저희의 최소한의 명예조차 심각하게 훼손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침묵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사무처장, 실장 4인, 프로그래머 2인, 팀장 1인이 차례로 전주국제영화제를 떠나게 된 이유를 밝히고자 합니다. 저희는 이 글이 단순히 저희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저희가 떠난 뒤에도 변함없이 지속되어야 할 전주국제영화제의 안녕을 위한 쓴 약이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먼저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희는, 여러 기사에서 언급된 대로 위원장이 추진한 “행정시스템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사직한 것이 아닙니다. “적은 처우” 문제로 사직한 것도 아니며, “위원장도 모르는 이유로” 위원장에게 대항하기 위해 집단으로 사표를 낸 것도 아닙니다. 또한 저희는 위원장이 “진정성”을 가지고 돌아오라고 설득했으나 그 마음을 무시하고 돌아가지 않은 “고집을 부린 것”도 아님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영화제의 정체성이 뿌리채 흔들립니다. 저희의 힘으로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1. 시네아스트 50 프로젝트
고석만 신임집행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그동안 지켜온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지키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지난 9월 중순, 영화제 현황을 보고하고 내년 영화제의 계획을 세우는 첫 3일간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위원장 자신의 취임사 화두인 ‘일상성’과 관련된 아이디어라며 “일년간 매주 한명씩, 총 50명의 세계적인 거장 감독을 전주로 불러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이를 방송 프로그램화 하겠다”(이하 ‘시네아스트50’) 는 계획을 제시합니다. 

저희는 그날로 밤을 새워 이 계획에 대한 기획서를 작성했습니다. 저희는 예산문제, 일정문제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할 때 이 사업은 매우 신중하고 치밀하게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씀드렸지만 “해보지도 않고 반대한다”는 위원장의 말에 다시 4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세부기획서를 작성합니다. 문제는 ‘시네아스트 50‘에 필요한 예산이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위원장은 이에 대해 영화제를 ‘10일 동안 하는 축제’로 볼게 아니라 일년 내내 진행되는 일상사업으로 보자면서 내년도 영화제를 축소해서 예산을 ‘시네아스트50’ 사업에 투입하면 된다고 주장합니다. 

이 정도 사업 예산이면 영화제 축소가 아니라 폐지에 가까운 상황이며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하는 ‘국제영화제’로서 이후 국가에서 진행하는 ‘영화제 평가’와 이후 지원삭감 등 발생할 문제 등이 산적해 있음을 여러 차례 보고했지만 저희의 말은 그저 “관성을 버리지 못한 관행”이라는 질타를 받았습니다. 내년 영화제를 준비해야할 중요한 시기에 프로그래머를 비롯한 모든 실장들은 영화제 업무는 손을 놓은 채 이 기획서를 작성하는데 한달이 넘는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만약 저희가 사직서를 쓰지 않았다면 저희는 지금도 이 일을 추진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을 겁니다. 취임 이후 위원장이 보여준 모습 - 아랫사람을 설득하지 못하고 공감도 이끌어내지 못하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고 “인사권은 나한테 있으니 지금이라도 못하겠는 사람은 나가라”는 식의 반복되는 언행은 13년간 착실하게 성장해온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흔들면서 오직 영화와 영화제에 대한 열정으로 고된 일을 해온 스탭들을 모욕하는 것이었습니다. 

2. 자크 오몽 공동집행위원장 무산 건
올해 상반기 13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전임집행위원장(민병록), 부집행위원장(김건), 당시 사무국장(홍영주) 및 프로그래머 3인(유운성, 조지훈, 맹수진)은 전주국제영화제의 발전을 위한 미래 비전에 대해 논의하면서 저명한 영화학자인 ‘자크 오몽’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모시는 일을 추진합니다. 워낙 저명한 학자이기 때문에 성사되기 힘들거라 생각했지만 한정된 예산을 가진 전주국제영화제가 돈으로 영화제를 키울 수 없는 현실에서 우리의 정체성에 가장 잘 부합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으로 오몽 공동집행위원장 임명을 추진한 것입니다. 

이 일은 실현되었고 전주국제영화제와 자크 오몽은 업무 시작을 약속합니다. 그러나 신임집행위원장이 취임한 후에 위원장은 이 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 했고, 영화제는 결례에도 불구하고 자크 오몽에게 ‘부집행위원장’ 직을 수정 제안하게 됩니다. 이미 계약까지 된 상황에서 하나의 조직으로서는 차마 꺼내기 힘든 말이었지만 다행히 자크 오몽은 이를 이해하고 부집행위원장직을 수락합니다. 

그러나 고석만 위원장은 다시 한번 오몽 건에 대해 브레이크를 겁니다. 영화제 내부 사람들만 오몽에 대해 적극적이라며 ‘바깥’ 의견은 그렇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외부의 객관적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재차 오몽의 직함과 관련한 수정 제의가 오가던 끝에 자크 오몽 건은 무산되고 맙니다. 위원장과 스탭들 사이의 의견을 확인하던 마지막 간담회 자리에서 프로그래머는 영화를 안다는 사람으로서 ‘오몽’은 절대 안된다고 하는 그 외부의 사람이 누구인지, 그 분들과 공개적으로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줄 것을 요구하지만 끝내 그 외부의 ‘객관적인 자문’들이 누구인지 저희는 알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제의 중요한 사안들은 우리가 ‘집행부회의’라고 부르는 테이블(위원장, 부위원장, 사무국장, 프로그래머 회의)를 통해 논의되고 결정되어 왔습니다. 영화제를 만들어가는 것은 집행위원장 혼자가 아니라 내부의 스탭 모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임위원장은 인사권은 위원장 고유권한이라며 이미 결정되어 있던 사항, 외부와의 약속을 포함해 진행 중인 모든 사업을 파기 내지는 중단시킵니다. 영화제의 방향을 논의하는 테이블은 실종되고 오직 회의는 위원장의 일방적인 업무지시를 하달받고, 실현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무조건 계획, 집행하는 단위로 전락합니다. 


“적은 처우” 때문에 사퇴했다구요?

맞습니다. 전주영화제 스탭들의 근무 여건은 매우 열악합니다. 그러나 저희는 결코 그 때문에 사퇴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 전임 프로그래머 해임 사건 이후 영화제가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는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버텼습니다. 외부에서 어떻게 생각하든 저희들은 영화제를 지킬 명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어떻게든 내년 영화제를 잘 치러 전주영화제를 살려내야 한다는 일념으로 저희의 모든 것을 걸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점점 열악해지는 그 빤한 예산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저희들은 스스로 고통을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사무처장은 올해 하반기 이후 자신의 월급 수령을 내년으로 미루었고, 자비를 들여 아르바이트 2인의 월급을 지불했습니다. 프로그래머와 실장들 역시 자비로 활동비 및 출장비를 충당했습니다. 왜일까요? 오직 하나, 영화제를 위해서였습니다. 다른 이유 없었습니다. 그런데 위원장은 그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본인의 연봉을 전임위원장의 2배로 요구했고, 기타 각종 의전 등 영화제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요구를 했습니다. 애초에 위원장은 올해까지는 전임위원장의 처우와 동일한 수준에서 일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오셨습니다. 하지만 부임 후, 다른 요구를 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하반기 예산 운영에서 상당 부분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씀드렸으나 역시 외면당했습니다. 영화제에 관사, 전용차량, 운전기사, 비서를 요구하는게 위원장으로서는 당연한지 모르겠지만 저희로서는 없는 살을 더욱 깎아내야 하는 고통스런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10여명에 불과한 스탭들이 번갈아 위원장의 운전기사 노릇을 하고 위원장 개인 강의 자료까지 준비하는 등, 영화제 외의 개인 업무에까지 저희는 최선을 다해 위원장을 이해하고 위원장이 원하는대로 돌아가도록 노력했습니다. 

올스톱된 영화제 업무들 : 행정시스템과 관행??

이런 상황에서 위원장은 9월 중순 회의에서 프로그래머가 그 동안 해외 출장과 영화 시사를 바탕으로 선정한 영화 수십여편과, 디지털 삼인삼색, 숏숏숏 프로젝트의 감독 선정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하자 이 일이 영화제의 정체성과 맞는지 “객관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중지시킵니다. 그 후 10월 중순에는 다시 수석 프로그래머가 오는 11월 초까지 모든 프로그램 업무를 중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지난 13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안정화된 사업들에 대해 역시 ‘객관성’을 이유로 중단시킨 것입니다. 또 최근 몇 년간의 노력을 통해 간신히 안정화시킨 섹션 제목이 자신이 보기에 어렵다며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1차 내부 선정작의 수급 작업이 빨리 진행되어야 하고, 삼인삼색 감독들의 계약이 빨리 이루어져야 내년에 영화들이 완성될 수 있음을 수차례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위원장의 일방적 지시를 따라야만 했습니다. 위원장은 그동안 회의를 통해 보고체계와 결재체계 등 행정 시스템에 대한 지적을 했습니다. 저희는 사실 위원장이 일했던 공공기관이나 방송국의 행정시스템에 대해 잘 모릅니다. 저희는 그런 시스템에서 일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원장은 “콩가루 집안”과 “모욕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 문제를 지적했고, 저희는 위원장에게 그동안 해왔던 것이 잘못된 거라면 고치겠고 저희가 어디가 얼마만큼 잘못된 것인지 잘 모를 수 있으니 부족한 게 보일 때마다 말씀해 주시면 고치겠다고 이야기 한 바 있습니다. 언론의 기사에는 마치 저희가 최소한 행정시스템을 요구했음에도 그것을 고치기 싫어하거나 그것을 할 의지가 없었던 것처럼 얘기되고 있지만 저희는 절대 그렇게 한 적이 없음을 밝혀둡니다. 또한 개혁적인 위원장과 보수적인 내부 직원의 구도로 이 문제를 바라보는 모든 분들에게 이 문제는 절대 이런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도 분명히 밝혀둡니다. 

도미노 사퇴를 부른 사건의 진실

위원장은 영화도 영화제도 잘 알지 못하는 분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이 위원장으로 취임해도 처음에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바램은 단 한가지 였습니다. 조금만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랬습니다. 위원장과 대화를 통해 영화와 영화제에 대해 함께 이해해 나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위원장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위원장은 저희가 알 수 없는 누군가로부터 영화제와 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조언을 받고 매우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저희들을 대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스스로 영화와 영화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분이 당연히 어떤 일을 계획하는 과정에 이루어지는 토론조차 자신의 일을 막으려는 행동으로 해석하고, 그 동안 착실하게 성장해온 전주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과 조직에 대해 그토록 비하하고 무시하는 발언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지난 2달간, 저희는 새로운 부집행위원장과 수석프로그래머가 근무를 시작하는 11월부터 새로운 각오로 내년 영화제를 잘 해보자는 각오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저희의 각오를 꺾고 연달아 사표를 내게 된 직접적인 사건이 발생하고 맙니다. 
지난 10월 19일 위원장님은 사무처장과 업무 통화 도중, 의견 충돌이 일어나자 처장에게 “녹음 중이냐?”고 묻습니다. 지난 2달간 크고 작은 결정 번복과 위원장의 모욕적 언사를 참고 견디며 위원장님을 보필하던 처장은 이 일로 이제 더 이상 위원장님과 신뢰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10월 22일 사표를 제출합니다. 

그 후 같은 날 오후, 실장 4인과의 회의 자리에서 “언론에서 연락이 오면 사무처장이 관습을 고치라고 했는데 고치기 힘들어 해서 나갔다고 이야기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기획운영실장을 불러 “홍처장이 데려온 사람이 있냐?” 홍처장이 SNS는 하느냐?”라고 묻습니다. 그 후 실장 4인은 2달간 함께 일한 아랫사람의 사표를 처리하는 방식에 환멸을 느끼고, 다음 날 사표를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지훈 프로그래머가 동경영화제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10월 29일에 열린 실장 이상 스탭과 위원장과의 첫 간담회 자리에서 위원장의 현재에 대한 상황 인식에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확인하고 프로그래머 2인 역시 사표를 내게 됩니다.

저희들이 정치적이고 계획적으로 이 일을 도모했다면 저희는 이렇게 아무 대책 없이 사표를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10월 29일 간담회에서 위원장이 말했던 “진정성”을 정말 보았다면 저희는 그 날 다시 업무에 복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 위원장은 저희의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사과를 하고, 정작 이야기가 시작되자 전혀 다른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업무 복귀 최종 시한(10월 31일 오전11시)을 통보했습니다. 
저희가 이 일을 겪으면서 다시 돌아가 일할 마지막 기회를 놓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위원장과는 도저히 다시 일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수없이 반복된 말의 번복 속에서 어떠한 제도적 장치 하나 마련되지 않았는데 “바꾸겠다”는 말 한마디에 믿음을 가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길게는 12년에서 짧게는 3년 이상을 전주국제영화제를 위해 일해온 사람들입니다. 저희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사람들입니다. 저희에게 전주국제영화제는 단순히 돈받고 일하는 직장이 아닙니다. 저희의 꿈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위원장은 저희가 오랫동안 일했던 전주국제영화제와 영화제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리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2달간 위원장이 저희에게 한 가장 나쁜 일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지난 13년간의 역사를 짓밟고 수많은 스텝들의 눈물과 땀으로 성장시킨 전주국제영화제와 저희들의 시간을 모욕함으로써, 도대체 왜 저희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전주국제영화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해왔는지 그 이유를 잃어버리게 만든 것입니다. 위원장에서부터 막내 스텝이 모두 “절”의 일부라고 믿었던 저희를 단 2달 만에 윗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절의 “중”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었습니다. 

왜 어떻게든 돌아가 싸우지 않았냐고, 왜 지키려고 하지 않았냐는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지금 이 상황에서는 단 한 명도 전주국제영화제에 돌아갈 수 없습니다. 오랫동안 일한 사람의 자존심과 명예는 관두고 그동안 쌓아온 경험조차 존중해 주지 않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는 더 이상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누구를 믿고 무엇을 위해서 싸워야 하고, 무엇을 위해서 일해야 합니까? 이것이 저희들이 차례로 사직서를 내고 단 한 명도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고석만 위원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위원장님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위원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정성”이 무엇인지, 위원장님께서 존중한다는 “영화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비록 위원장님이 보기에 저희가 “말 안 듣고 해보기도 전에 반대하는” 나쁘고 못된 직원들이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전주국제영화제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일했던 사람들입니다. 위원장님을 위해 지난 2달간 일했던 저희가 최소한의 명예를 지킬 수 있게 해주십시오. 관행이니, 행정시스템이니, 나간 이유를 모르겠다느니, 영화제는 원래 유동 인력이 많은 곳이니 하는 말은 이제 하지 말아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실무진들도 다 큰 성인들이고 우리에게도 인격이 있음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2년 11월 12일 

전 사무처장 홍영주 (3년 근무, 전주 거주)
전 프로그래머 조지훈(12년 근무, 전주 거주)
전 프로그래머 맹수진 (3년 근무, 서울 거주)
전 기획운영실장 김현태 (5년 근무, 전주 거주)
전 브랜드마케팅실장 유현주 (8년 근무, 전주 거주)
전 프로그램실장 이정진 (7년 근무, 서울 거주)
전 제작배급실장 신동환 (5년 근무, 전주 거주)
전 운영팀장 이범주 (5년 근무, 전주 거주)

* 기자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동안 있었던 사태의 경과를 정리해드립니다.

10월 22일 사무처장 사직서 제출
10월 23일 기획운영실장, 브랜드마케팅실장, 프로그램실장, 제작배급실장 4인 
사직서 제출
10월 29일 사직서 제출 이후 첫 집행위원장과의 간담회 
(부집행위원장, 사직서 제출 직원 5인, 프로그래머 2인, 시청직원 2인)
간담회 후 프로그래머 2인 사표 제출
10월 30일 이사회 (위원장에게 전권 부여, 최종업무복귀일 통보(10월31일오전11시))
(집행위원장, 부집행위원장,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 이사 4인)
10월 31일 사표 제출 7인의 복귀 불가 통보 (첫 사직서 제출 이후 10일째)
11월 01일 위원장 서울 상경
(대외적으로는 아직 복귀 기다린다고 언론플레이)
11월 05일 공식 사표 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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