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 주간. 하루도 안 빠지고 호수공원을 걷다. 

업무가 7시에 끝나면 12시까지. 

업무가 11시에 끝나면 새벽 1시까지. 

그렇게 걸으면서 하루를 끝내고, 시작한 것 같다. 

걷고 나서, 차에 타면 액셀과 브레이크를 밟을 힘이 없을 정도로 다리는 풀려있었다. 

하지만, 몇십 시간을 걸으면서 들었던 윤종신 님의 그리움, 애절에 관한 노래는 전혀 질리지 않았다.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걸어보고 

생각을 하면서 걸어보고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걸어보고 

원망도 하면서 걸어보고 

감사도 하면서 걸어보고 

후회도 하면서 걸어봐도 


걸어도 걸어도 

정답은 없었고 

마음은 가라앉지 않았고 

생각은 더 강렬 해졌으며 

쓸모없는 희망과 망각이 머리에 맴돈다. 


그리워도 

그리워하거나, 연결할 수 없는 그런 관계와 사이. 


기나긴 걸음과 몸을 녹초로 만든 끝에 드는 결론은 

아직 나는 정리가 되지 않으며, 

그러기에는 시간이 여전히 많이 필요할 것이며, 

그렇게 나를 더 녹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괜스레, 힘든 고생과 고난으로 몸과 마음과 생각을 지치게 한 나 자신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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