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등한시했던 PC 사업을 재정비한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내 'PC사업팀'을 새로 만들었다. IM(IT·모바일) 부문에 흩어졌던 PC 개발, 디자인, 마케팅 인력이 이 팀 아래로 모이게 된다. PC개발팀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최영규 전무가 PC사업팀장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이런 계획을 인텔, AMD,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PC사업 관련 회사들에 알렸다. 

삼성전자, '계륵' PC 사업 재정비 나서

삼성전자 (1,278,000원▼ 12,000 -0.93%)가 PC사업팀을 다시 꾸린 것은 3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말 PC와 스마트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사업환경에 대비해 PC사업을 무선사업부 산하로 통합했다. 신종균 IM부문 사장을 앞세워 세계 1위를 달리는 휴대폰 브랜드·마케팅 역량을 PC사업에 전파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삼성전자는 당시 신제품 발표회에서 2015년까지 PC 분야 세계 3위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삼성전자의 PC 출하량은 2012년 1500만대 수준에서 2013년 1200만대, 2014년 600만대, 2015년 350만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PC업계는 신종균 사장이 PC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태블릿PC 판매에 더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PC 산업을 사양산업으로 보고 모바일기기에 자원을 쏟았다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삼성전자 노트북들은 2012년 내놓은 시리즈9의 디자인을 채용하고 있을 정도로 삼성전자는 PC 부문 투자에 손을 놓다시피 했다. 

대화면 스마트폰인 '패블릿' 등장 이후 태블릿PC의 수요는 크게 줄고 있다. 같은 운영체제(OS)와 앱을 쓰는 두 제품군 사이에 화면 크기의 격차가 줄자, 차별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태블릿 출하량은 2억1130만대로 전년대비 8.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PC의 경우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플랫폼과 솔루션, 서비스 등이 결합된 B2B 제품군 수요가 크다. 데스크톱 PC가 아닌 교육 용도로 많이 쓰이는 ‘2-in-1’과 같은 모바일PC 판매량은 10%대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소비자 시장은 교체수요를 꾸준히 자극해야 하는 반면 B2B 시장은 한 번 진입하면 장기계약 등을 통해 대량으로 제품을 꾸준히 공급할 수 있다.

가상현실(VR) 분야에서도 PC의 장점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로는 고화질 VR 콘텐츠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 PC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와 연산 부품을 쓰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VR 콘텐츠 회사들에 투자하는 등 VR 생태계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PC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담팀을 구성하면서 제품 마케팅에 힘이 실리고 새로운 디자인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18/2015121801061.html?main_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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