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 Han Guan/Associated Press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레이쥔 대표가 인민대회당 밖에서 셀카를 찍고 있다.

자오뤼핑(27세)은 항저우 공장에서 기계식 밸브를 조립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최근 어느 토요일 밤, 그는 항저우에서 제일 화려한 나이트클럽에 있었다. 그는 샤오미의 VIP 자격으로 파티에 참석했다.

갈색 작업복을 입고 온 그는 클럽 나들이가 처음이라면서 “나 같은 평범한 근로자는 이런 장소에 올 여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파티에는 샤오미 팬 300여 명이 모였다.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샤오미는 여러 측면에서 애플이나 삼성전자가 만드는 스마트폰과 유사하지만 가격은 절반도 안 되는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지난해 샤오미는 세계에서 5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우뚝 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가치가 460억 달러(약 50조6,000억 원)인 샤오미를 세계에서 가장 몸값 비싼 스타트업으로 평가했다.

창립 5주년을 맞는 샤오미가 이처럼 성공을 거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철저한 ‘팬 관리’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샤오미는 두세 주에 한 번씩 중국 전역에서 팬들을 위한 파티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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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1조원 넘는 곳은 어디? 인터랙티브 그래픽 보기

이제 샤오미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중국 이외 지역에서도 이 같은 마케팅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샤오미 팬심이 애국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이 기법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샤오미 팬들은 베이징 본사로 레이쥔(雷軍) 대표에게 응원의 선물을 보낸다. 나이트클럽 파티에서 만난 왕웬영은 샤오미가 중국 브랜드이기 때문에 샤오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레이쥔 대표는 10년 안에 샤오미를 세계 제일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성장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TV에서 스마트 전등까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도상국 소비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레이쥔 대표는 최근 기자들 앞에서 “중국이 더는 독일이나 일본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면 얼마나 좋겠냐”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은 여전히 낮다. 샤오미가 진출한 지 1년이 채 안 되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시장에서 지난해 샤오미의 점유율은 각각 4.4%와 0.3%라고 시장조사업체 IDC는 집계했다.

샤오미는 중국 이외 시장에서 마케팅 전략으로 광고보다는 팬과의 소통을 아직까지 선호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데다가 제품 공급 물량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은 결코 쉽지 않다.

샤오미 웨이보 팔로워 숫자는 1,070만 명이다. 영어로 된 트위터 계정 팔로워는 5만9,000명이다. 인도네시아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좋아요’가 6,만4,000회 클릭됐다. 해외에서는 댓글이 적은 편이다.

최근 샤오미의 필리핀 페이스북 계정에 최신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올라온 글에는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 공급 물량이 왜 이렇게 적냐고 불만을 표현하는 댓글이 달렸다.

이 같은 유형의 소셜미디어 전략은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흔한 것이지만,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브랜드가 성장하면, 기업들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TV 광고와 같은 보다 전통적인 기법을 대개 수용한다.

해외 마케팅 총괄 책임자인 아만다 첸은 이렇게 설명했다. “보편적인 성공 공식이 있다. 그 첫 번째가 팬들을 이해하고, 팬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다. 브랜드로서 팬들에게 다가가는 대신에.”

샤오미 고위 임원들은 시간을 내서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온라인상에서 질문에 답도 한다. 결국 이런 고객들은 회사의 마케팅을 무료로 돕는다. 이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회사는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가격을 할인할 수도 있다.

샤오미의 첫 번째 팬은 ‘미유아이(MIUI)’를 테스트한 자원봉사자들이었다. 당시는 샤오미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도 전이었다. MIUI는 샤오미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만든 커스텀 모바일 인터페이스다. 이후 중국 안팎으로 샤오미 팬 클럽이 생겼다.

간쑤 성이 고향이라는 자오뤼핑은 항저우 조립 라인에서 쉬는 날도 거의 없이 일하고 월급으로 650달러(약 71만 원)을 받는다. 그는 매일 밤 두세 시간 정도 샤오미 게시판에서 이용자들의 질문에 답한다. 이 모든 시간들이 쌓여서 그는 샤오미 커뮤니티에서 ‘VIP’ 자격을 얻었다. 그는 샤오미로부터 웹캠과 와이파이 스마트 플러그 어댑터 등을 감사의 선물을 받았다.

“내가 어디에 가서 이런 VIP 대접을 받아보겠나? 어떤 커뮤니티에서 초심자라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기 때문에 다른 이용자들을 도와주려고 한다. 샤오미 커뮤니티에서 성취감 같은 것을 느낀다.”



출처: 

http://kr.wsj.com/posts/2015/04/07/%EC%83%A4%EC%98%A4%EB%AF%B8%EC%9D%98-%EC%84%B1%EA%B3%B5-%EB%B9%84%EA%B2%B0%EC%9D%80-%EC%84%B8%EC%8B%AC%ED%95%9C-%ED%8C%AC-%EA%B4%80%EB%A6%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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