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인' 전략으로 美 공략] 

구형 단말기도 결제 가능, 美상점 85%서 쓸 수 있어 현지 언론 호평 쏟아져
애플페이, 신형 결제기 필요… 15% 상점만 사용할 수 있어
삼성페이 편리함을 무기로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 노려

"첨단 기술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조차 애플페이는 스타벅스 같은 상점에서 쓸 수가 없다. 상점에 신형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구형 단말기에서도 되는 삼성페이는 '왜 진작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나' 싶을 정도다."(월스트리트저널)

"'디지털 신용카드'인 삼성페이는 실제 지갑을 대체했다."(경제 전문지 포천)

삼성전자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간편 결제 '삼성페이'를 출시한 이후 현지 언론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호평이 삼성전자 휴대전화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소비자가 다른 제조사로 갈아타기 어렵게 만드는 '록인(lock-in·가둬 두기)' 효과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록인' 전략으로 미국 시장 도전

삼성전자는 매년 독일 베를린 전자전시회 'IFA'에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을 발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무대를 미국 뉴욕으로 옮겨 '갤럭시노트5'와 'S6엣지 플러스'를 공개했다.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북미 시장은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인 삼성전자가 '터줏대감'인 애플에 밀려 2위를 달리는 지역이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전자는 글로벌 점유율 21.3%로 애플(14.1%)에 앞섰지만, 북미에서는 애플(32.1%)에 이은 2위(26.2%)였다.

삼성페이가 내장된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모습. 간편 결제 시스템인 삼성페이는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출시된 후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페이가 내장된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모습. 간편 결제 시스템인 삼성페이는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출시된 후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은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동안은 신제품 위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왔으나 스마트폰 자체의 기능만으로는 차별화가 점점 힘들어지자 편리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대부분의 오프라인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을 무기로 소비자를 삼성 스마트폰 생태계에 묶어 두려는 전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미국 전체 상점의 85% 이상에서 사용 가능한 데 비해 애플페이는 전체 가게의 10~15% 선인 100만 곳 정도에서만 쓸 수 있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의 신형 신용카드 결제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NFC 칩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NFC 방식의 카드 결제기에 갖다 대면 대금이 치러진다. 교통카드와 비슷한 방식이다. 삼성페이는 NFC 방식은 물론이고 기존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의 결제 단말기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마그네틱 방식은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결제기에 긁어서 대금을 치르는데 삼성페이는 카드를 긁는 부분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무선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현재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S6 엣지플러스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4종에서만 쓸 수 있다.

애플, 아이폰 임대 프로그램으로 맞대응

이런 장점을 앞세워 삼성페이는 한국에서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8월 20일 국내에 출시돼 한 달 동안 총결제 수 150만 건, 누적 결제액 351억원을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결제수수료 수입보다는 스마트폰 점유율 유지·확대를 위한 전략으로 삼성페이를 확대하고 있다"며 "삼성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삼성 스마트폰을 구매한다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처럼 해외 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도 이에 맞서 간편 결제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록인' 전략을 들고나왔다. 지난달 10일 신제품 '아이폰 6s'와 '6s 플러스'와 함께 발표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다. 아이폰 업그레이드는 매월 일정액을 애플에 내면 해마다 최신 아이폰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의무사용(약정) 기간이 2년인데, 12개월분의 돈을 낸 다음부터는 기존 아이폰을 반납하고 새 아이폰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새 아이폰을 받으면 그때부터 다시 24개월의 할부가 시작되기 때문에 한번 이 프로그램을 택하면 계속 아이폰만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프로그램 역시 애플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승혁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존 사용자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출처: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0/06/2015100600082.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