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llustration by Marko Metzinger for The Wall Street Journal

애플페이는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는 간편하게 만들었지만 사용처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삼성페이’라는 신기술은 모바일 결제를 거의 모든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사용자들로 하여금 모든 신용카드를 폐기하고 이 모바일 결제 기술을 이용하게 하려면 그만큼 편리하고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해 보여야만 한다.


의심할 여지 없이 삼성페이는 스마트폰 기술에서 일종의 도약이라 할 수 있다. 보통 매장에서 사용자나 계산 담당 직원이 신용카드를 긁는 인식기에 스마트폰을 대고 있으면 결제가 바로 이루어진다. 이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구형 마그네틱 신용카드용 결제 단말기와 직접 통신을 한다.


특히 삼성페이는 갤럭시S6 등 올해 삼성이 출시한 스마트폰 제품에 이미 내장돼 있으며 이번주 활성화됐다. 이제 뚱뚱한 지갑과 작별을 고할 시기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이같은 형태의 전자지갑은 지난 수십년간 실리콘밸리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지만 이 기술에서 성공을 거두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해 애플이 이 기술을 간단하게 만들어 힘을 실어주었고, 아이폰6를 통해 일부 매장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과 진보적인 매장들은 모바일 결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몇주 전 구글도 안드로이드페이를 통해 똑같은 기술을 선보였다. 안드로이드페이는 미국 내 안드로이드 폰 약 70%가 안드로이드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WSJ
구글 안드로이드페이 vs 애플페이 vs 삼성페이.

그러나 필자는 ‘IT 원더랜드’ 샌프란시스코에서조차 식료품점 체인 세이프웨이나 스타벅스, 베이글 가게에서 애플페이나 안드로이드페이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이들 상점이 근거리무선통신(NFC)이라 불리는 기술이 설치된 결제 단말기를 별도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에서 50만 개가 넘는 매장이 NFC 기술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갖추고 있지만, 그건 전체 매장 중에서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삼성페이는 왜 그런 해결책을 생각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기발한 기술이다. NFC 기술도 지원하는 삼성페이의 큰 매력 포인트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이다. MST는 오프라인에서 신용•체크카드를 단말기에 긁을 때 생기는 자기장의 원리를 기기에 내장해 굳이 카드를 긁지 않고 결제단말기의 마그네틱 리더기에 접촉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유일하게 MST 기술을 갖춘 휴대폰 제조사 삼성은 이 기술을 보유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를 올 초 인수했다. 삼성은 자사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이미 미국 내 매장 가운데 85%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약속한다.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와 안드로이드페이만큼이나 사용하기가 쉽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속을 깊숙이 뒤지거나 긴 암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화면이 꺼져있을 때나 잠금화면일 때에도 홈 버튼에서 화면 방향으로 손가락을 쓸어올리고 지문 인식기에 손가락을 갖다대 본인 인증을 하면 결제 준비가 끝난다.


그러나 삼성페이는 사용하기가 어색하다는 보기 드문 장벽에 직면해 있다. 지난 몇 주간 애플페이를 시험 사용했을 때 많은 매장에서는 필자가 일종의 사기꾼이나 해커라도 되는 것처럼 못마땅하게 여겼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한 제과점에서 오고 갔던 전형적인 대화 내용을 소개한다.


필자: “폰으로 결제할게요.”

점원: “죄송합니다. 저희 매장에서는 애플페이로 결제하실 수 없습니다”.

필자: “이건 애플페이가 아니라 스마트폰에 탑재된 신용카드 같은 건데요.”

점원: “저희 매장에서는 그런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필자: “이건 삼성페이라는 신기술인데, 이용이 가능할 텐데요.”

점원: “아니요.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필자: “한번 시도해 볼께요.”

점원:(필자의 폰을 카드 결제기에 갖다 대니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좋아요. 하지만…”

필자: “결제가 됐나요?”

점원: “네. 됐네요. 거 참 희한하네요.”


필자는 삼성페이의 초기 시험 사용자라는 이유로 이 기술을 설명해야 하는 책임의 상당 부분을 짊어지게 됐다. 삼성은 광고와 소매업체에 대한 트레이닝을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8월 즈음 삼성페이가 출시되고 그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이루어져 온 서울에 근무하는 필자의 동료들은 삼성페이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필자가 거주하는 미국에서 사용자들은 약간은 우스운 습관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는 보통 사용자가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매장 직원에게 건내는데 이는 다른 많은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미국인들은 자국이 선진화됐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은 신용카드 기술에 있어 뒤처져 있으며, 새로운 결제 처리 방식을 보다 뒤늦게 수용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매장에 가장 뛰어난 최신식 카드 결제기가 도착할때까지 계속 기다리거나 아니면 매장 계산 담당자와의 어색한 만남에 익숙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결제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으려면 스마트폰으로 결제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최신 앱을 갖춰야만 하는 멋진 이유가 있다. 바로 삼성페이가 있으면 실제로 지갑 없이 다닐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수십 차례 시험 결제해 봤을 때 매우 오래된 구형 카드 리더기 시스템을 갖춘 카페에서 3번, 그리고 스퀘어가 개발한 플라스틱 리더기를 사용한 매장 한 곳에서 1번 결제에 실패했다. 삼성은 스퀘어 리더기와 관련된 문제가 해결됐고, 다른 많은 구형 시스템은 삼성페이와 호환성을 갖추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JASON HENRY FOR THE WALL STREET JOURNAL
애플페이는 출시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한된 수의 매장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삼성페이는 기존 마스터카드, 비자 카드 또는 다양한 카드 발급사들이 내놓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정보가 등록된 갤럭시S6, S6엣지, S6엣지플러스, 갤럭시노트5에서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많은 기프트 카드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도 삼성페이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미 미국 이동통신사 AT&T, 스프린트, T모바일, US셀룰러에서 판매하는 삼성 스마트폰을 통해 삼성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는 신형 NFC 단말기와도 연동된다. 여기에는 언젠가 NFC가 표준이 되고 MST는 단지 교량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보다 광범위한 사용자층의 경우에는 보안이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일반 플라스틱 신용카드보다는 삼성페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편이 더 안전하다. 신용카드의 경우,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신용카드가 복제되거나 타깃과 같은 소매업체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해 계정 정보를 탈취당하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사용자의 실제 신용카드 번호를 저장하지 않는 대신 카드 발급 은행에 신용카드를 조회해 확인한 후에 각 결제 건별로 고유 코드를 활용한다. 삼성페이를 사용하려면 엄지손가락 지문이 필요하며,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경우에는 원격으로 데이터 삭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사용 정지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스마트폰 보안에 대해 회의적인 사용자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모바일 결제 기술은 플라스틱 신용카드의 편리성을 뛰어넘기도 어렵다. 올 여름 451리서치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 가운데 불과 22%만이 가까운 장래에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대금을 결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451리서치의 조단 맥키 애널리스트는 “진전이 나타나고 있지만, 오늘날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모바일 월렛은 단순히 색다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필자의 경우 삼성페이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려면, 이 기술이 신용카드의 대체물 이상의 역할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필자는 이 기술이 모든 매장에서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이 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자의 실제 지갑을 점점 더 뚱뚱하게 만드는 모든 무료 샌드위치, 커피, 크로넛(크루아상 반죽으로 만든 도넛) 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 말이다. 이 기술은 전지전능한 쿠폰 모음 및 영수증 보관처가 될 필요가 있다.


삼성, 애플, 구글은 자사의 시스템에 고객 충성도 카드 지원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소매업체가 이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려면 시일이 걸릴 것이다.


이는 모두 완료되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최소한 삼성페이의 경우, 미래의 쇼핑 방식에서 오늘날 우리가 쇼핑하는 대다수 매장이 빠지지 않고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http://kr.wsj.com/posts/2015/09/30/%EB%A6%AC%EB%B7%B0-%EC%82%BC%EC%84%B1%ED%8E%98%EC%9D%B4-%EB%B3%B4%EA%B3%A0%EC%95%BC-%EB%B9%84%EB%A1%9C%EC%86%8C-%EB%AF%BF%EC%9D%84-%EC%88%98-%EC%9E%88%EB%8A%94-%ED%83%81%EC%9B%94%ED%95%9C-%EA%B8%B0/?mod=WSJKor_WSJKRHome_MiddleSecondSumma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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