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박완규는 음악을 포기하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의 모습은 이미 폐인에 가까웠고 성대는 말하는 것 조차 고통스러웠엇다.

한 때를 같이한 첫 사랑이었던 아내와 이혼했다. 문제는 역시 생활고였다.

박완규는 전 아내에게 "미안했다"는 말부터 꺼냈다. 

"20년 가까이 함께했지만 번듯한 집도 없었고 그동안 쌓인 빚이 어마어마 했다.


더 이상 망가져 가는 후배를 보고 참다 못한 김태원은 결국 채찍을 들었다.

지난해 말 부활의 신곡 '비밀'을 갖고 와 무작정 부르라고 시켰다.

박완규의 목 상태는 노래 한 곡을 온전히 못 부를 정도로 손상됐다는 것을 알았지만 막무가내였다. 

재기 과정은 혹독했다. 목 상태가 안 좋아 3개월 내내 혼이 났다.


방송 무대가 녹화일 때엔 제작진에게 직접 양해를 구하며 김태원은 박완규에게 계속 노래를 반복시켰다. 

"죽을 각오로 하랬지!"라고 호통치기도 일쑤였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역시나 상태는 비관적이었다. 

주치의는 박완규의 성대 내시경을 하는 순간 손을 들었다. 의사는 "아무 것도 할 게 없다.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냐. 말이 나오는 게 신기할 정도"라며 놀라워했다. 


'비밀'의 주인공으로 왜 자신을 택했는가 그때 물어보지 못했다.

김태원이 원한다면 잘나가는 보컬리스트를 섭외하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 그래야 노래의 흥행도 보장됐다. 

왜 굳이 망가진 자신이었는 지 5개월이 지나서야 물었다. 


그러자 김태원으로부터 돌아온 말은 "알고 싶니? 그냥 아름답고 싶어서…"였다.

또 "너에겐 계산적이고 싶지 않았다. 유명해지고 돈만 벌면 뭐하겠나. 너처럼 힘들어 하는 친구, 동생들을 다시 음악

의 길로 인도하는 거야 말로 아름다운 것" 이라고 말했다. 

보통 외국에선 시상식에 서면 신에게 영광을 돌리거나 감사 드리는데 난 이 모든 걸 김태원에게 돌리고 싶다. 


-박완규 인터뷰 中-







기타의 실력, 음악성, 창조성, 예술성을 넘어서 그가 하는 행동, 말투가 모두 진심이기에 

그의 입에서 나온 '아름다움'이 진짜 아름다움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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