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무서운 윤리, 도덕, 정도경영에 대한 사건이 있었다.
몇년 전부터 벌어진 일로 어떤 이는 검찰의 조사를, 어떤 이는 경찰의 조사를, 어떤 이는 회사의 감찰/진단팀의 조사를 받았다. 긴 몇 개월의 시간이었으며 18년부터 19년을 이어져 온 무서운 조사의 시간이었다.
팀에 생기는 없었으며 공기는 무거웠다.
누군가의 이름, 어떤 부서, 어떤 조직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었던 것처럼 불려지지 않았다.
시간이 경과 후 그들에 대한 처벌의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생각보다 참혹하여 몇 분은 고소를 당하였고, 몇 분은 회사에서 나가야했다.
내 입장에서 보면,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 상황도 있었고, 책임지지 않은 사람이 책임을 지고 반대로 책임져야 할 사람이 빠져나가는 비상식의 모습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묻어두어도 절대로 잊지 못할 한 순간이 있다.
목요일.
어떤 이가 약 10년 동안 인생과 청춘을 쏟은 마지막 날, 마지막 퇴근 시간.
그의 팀에는 그를 제외한 단 한명 외에 어느 누구도 없었다.
10년을 함께한 떠난이를 마중하는 이도, 단계도, 절차도 없었다.
마지막 그는 그렇게 쓸쓸히 그 간의 짐을 정리하고 떠나갔다.
잘못의 유무와 크기를 떠나서,
비참하고, 비겁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리더라면,동료라면, 마지막 가는 자리에 최소한 담배라도 한 대피며 복을 빌어주고,
소주라도 한 잔하며 같이 욕하고, 응어리를 털어주게 하는 자리 정도는 마련해줘야 하지 않았을까
정이 떨어지는 한 순간이며,
내가 누군가의 동료로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며,
마지막 가는 길은 절대로, 절대로 혼자 떠나지 않게 다짐하는 순간이다.
그 분들을 위해 잠시라도 고개를 숙이고 미래의 축복과 행복을 빌어줄 수 밖에 없는
참으로 서글프고, 무겁고, 비참한 그 날의 기억이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내일을 시작했던, 무거운 공기의 한 주였다.
#creative25 @elso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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