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주: 트위터가 위기라는 얘기는 기술 뉴스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 한 얘기다. 최근에 트위터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글들이 제법 많이 나오는 편인데, 가장 최근에 사람들에게 널리 읽힌 글 두 개가 있다. 1)하나는 Eugene Wei가 쓴 140자 제한과 과거의 제약 사항들을 없애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고, 2)다른 하나는 Startup L. Jackson이 트위터엔 큰 문제가 없다는 요지로 쓴 글이다.

이 논란에 Dustin Curtis가 말을 보탰다. 난 Dustin Curtis의 글에 완벽하게 동의하는데, 어느 한 문단만 인용하기가 애매해서 전문을 번역했다. 글의 제목은 「Fixing Twitter」다.


d3bd49c30f6d85ec6a286d888b2d42f5

기술 애널리스트 Startup L. Jackson은 트위터가 완전히 괜찮으며, 다음 CEO가 할 일은 현재의 팀에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약간의 여지를 주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트위터가 당면한 존재의 위협—현재의 팀이 시도는 했지만 일을 제대로 해내는 데는 대단히 크게 실패한 것들—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어도 다섯 가지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투자자/카우보이인 Chris Sacca는 최근에 트위터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글을 썼다. 아래에서 나는 트위터가 어떤 모습이어야 했는가에 대한 내 생각을 적을 것이다. 그리고 트위터가 지난 3년간 이러한 위협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심지어는 위협이 무엇인지 알아채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자신들의 무능력함을 증명했는지에 대해서도 쓸 것이다.

 

일방향적인 방송 시스템

첫 번째로, 일반 사용자들에게 있어 트위터는 너무 일방향적인 방송 시스템처럼 느껴진다. 트위터는 유의미한 양방향 상호작용으로 좀 더 커뮤니티처럼 느껴질 필요가 있다.

지금 16살의 소녀팬이 저스틴 비버에게 보낸 멘션은 그냥 허공으로 사라져버린 채, 다시는 눈에 띄지 않는다. 아무도 그 멘션을 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트위터에서 유명인들과 상호작용하는 일엔 전혀 인센티브가 없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다른 사람들이 그 상호작용을 본다는 환상을 준다. 심지어 인스타그램의 UI는 실시간 채팅방처럼 느껴진다. 트위터에서의 멘션은 웹사이트에서 읽는 것도 어렵다. 이상한 아코디언식 확장 UI를 가지고 겨우 5개의 멘션 정도를 보여줄 뿐이며, 연결되는 다른 대화를 따라가기도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있다. 트위터가 멘션/대화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은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다.

인스타그램_1200x1200_4

두 번째로, 이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명백하다고 볼 문제다. 트위터는 실시간 이벤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주요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이나 방콕에서 폭탄이 터졌을 때, 내가 트위터를 켜면, 상단에는 반드시 “지금 일어나는 중요한 사건을 팔로우하세요”라는 더럽게 큰 배너가 있어야 한다. 그냥 해시태그를 검색하는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능적인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건과 관련있는 모든 콘텐츠를 나에게 보여줘야만 한다. 지금 현재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트위터여야만 한다. 어떤 중요한 일이 전세계/국가/도시에서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즉각적이면서도 자동적으로 “최신 정보를 얻기 위해 트위터를 켜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훈련이 되어야만 한다.

이건 나한테는 너무나 명백한 일이라 트위터의 제품 팀이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들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너무 과도하게 생각하고(over-designing) 있는 걸까? 이건 너무 단순한 일이다. UI의 90%와 검색 기능의 80%가 이미 앱에 존재하고 있다.

 

트위터는 왜 내 사진을 잘라먹는 건가?

세 번째로, 트위터는 멀티미디어 통합을 완전히 망쳐놨다. 도대체 왜 내가 사진이나 영상을 추가할 때, 설명을 위해 쓰고자 하는 140자의 글자를 손해봐야 하는 건가? 도대체 왜 내 사진을 잘라먹는 건가? 왜 타임라인에서 이미지를 전부 보여주지 않는 건가?

트위터를 8년간 사용해온 사람들은 이 질문들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16살의 저스틴 비버 팬에겐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다. 그들은 틀림없이 이 문제에 좌절하고, 트위터 대신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것이다. 트위터는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사진 공유 앱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무언가 공유하려 할 때, 트위터가 이들 플랫폼에 비해서 더 열악하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트위터는 내가 특정 사람들에게 뭔가를 쉽게 전달하기 힘들게 하고, 의미있는 설명을 쓰는 것도 어렵게 한다.

가장 최악이면서도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사진과 영상이 여전히 플랫폼에서 네이티브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사진과 영상은 텍스트 플랫폼에 덧붙여 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그렇다. 트위터는 한 발 물러서서 “만약 트위터가 애초부터 텍스트에 기반하지 않았다면 어떤 식으로 느껴질까?”라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네 번째로, 서드파티의 수익하중/통합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그들은 결코 네이티브로 느껴지지 않고, 여전히—3년이 지났음에도—기이할 정도로 비참한 상태에 머물러있다. 내가 유튜브 링크를 추가할 때를 생각해보자. 두 말할 필요도 없이 트위터는 영상을 그 자리에서 펼쳐서 보여주면서, 내가 거기에 약간의 코멘트를 달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최근 들어 트위터는 이와 같은 것들을 자동으로 펼쳐서 보여주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일관성이 부족하다. 어떤 경우엔 멋지게 완벽히 인터랙티브한 모듈로 내용을 보여주지만 다른 경우, 혹은 몇몇 플랫폼에선 여전히 단순한 링크만 보여준다. 예상 가능하지 않고, 내가 트윗을 발행하기 전에는 미리보기도 안 된다. 나는 이 문제 때문에 외부 콘텐츠를 포스팅하는 데 지치곤 한다. 좋은 제품 디자인은 이같은 고민을 없애야만 한다.

 

트위터는 플랫폼을 망쳐버렸다

그리고 이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마지막 문제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 문제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이다.

트위터는 플랫폼을 망쳐 버렸다. 트위터는 유명한 사람들과 뉴스 기관들이 텍스트를 널리 전달하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그게 전부다. 그 어떤 훌륭한 것도 트위터 위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되는 것이 분명했음에도 그랬다.

트위터라는 플랫폼 위에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개발자 통합 기능 자체가 없다. 그건 바보 같으면서도 실망스러운 일이다. 앱에서 자동으로 올려버리는 트윗이 무례한 것으로 간주된다는 사실 자체가 트위터 제품팀의 가장 큰 실패 중 하나다. 트위터는 누군가에 대해 실시간 정보를 올려주는 앱들을 위한 공간이 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트위터 커뮤니티를 둘러싼 문화는 그런 행동들을 효과적으로 금지해버렸다. 트위터가 그런 알림들을 필터/분류할 수 있는 기능들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트위터_사진1
트위터는 유명한 사람들과 뉴스 기관들이 텍스트를 널리 전달하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출처:고재열의 독설닷컴)

다른 무엇보다도 트위터가 자신들의 플랫폼을 완전히 망쳐버렸다는 게 트위터의 다음 CEO로 좀 더 비전을 가진 사람이 임명되어야 하는 이유다. 트위터의 다음 CEO는 방 안으로 걸어들어와서 “지난 3년간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었던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트위터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제품팀이 가장 최악의 존재 위협에서 벗어나는데 계속해서 완벽하게 실패하는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엄지손가락을 만지작거리는 일이다.

*알림: 나는 트위터 주식을 가지고 있다.


출처: http://ppss.kr/archives/561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