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스마트폰용 D램 가격 1년새 반 토막] 

中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 D램 시장의 안전판 '모바일 D램' 가격도 내림세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늘려 안정적 마진 확보 나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심각한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PC용 D램은 44.2%, 낸드 플래시는 45.0%씩 떨어져 메모리 가격이 거의 반 토막 났다. 글로벌 반도체 중개 사이트 'D램 익스체인지'는 "IT·모바일 기기 메이커들이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올 하반기 목표 출하량을 잇따라 줄였고, 그 여파로 메모리 수요가 줄어 가격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D램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온 모바일 D램 가격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D램 시장은 2012년 이후 PC용 D램이 지속적으로 위축됐지만,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에 들어가는 모바일 D램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전체 D램 시장을 떠받쳐 왔다.

계속 하락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그래프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빠르게 포화하면서 모바일 D램 가격도 지난해 8월 4.2달러에서 올해 8월 3.9달러로 7.1% 떨어졌다. 세계 최대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눈에 띄게 무뎌진 영향이 컸다.

메모리 반도체의 불황이 심화되면서 세계 메모리 업계 매출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D램은 올 6월 매출이 32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며 "7월에는 D램과 낸드 플래시 모두 전년 대비 글로벌 매출이 12% 넘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인 가트너는 "2016년에도 세계 메모리 수요가 13.6% 감소하면서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익스체인지도 "메모리 시장은 내년 초까지는 공급 과잉 상태가 이어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부가 메모리 제품 개발에 주력

메모리 업계는 2012년을 끝으로 D램은 3개 업체, 낸드 플래시는 4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90%를 장악하는 과점(寡占) 구조로 재편됐다. 다수의 업체가 난립해 불황 때면 '치킨게임'(죽고살기식 가격 인하 경쟁)을 벌여 살아남은 업체가 호황 국면의 이득을 독차지하던 광경은 사라졌다. 수급 조절에 따른 가격 반등의 폭이 과거보다는 그리 크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략은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전체 공정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메모리 제품의 비중을 더욱 높여 가격 등락에 상관없이 안정적 마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회로를 32단(段)으로 쌓아 올린 3차원 V낸드 플래시보다 집적도를 더욱 높인 48단짜리 낸드 플래시를 지난달 출시했다. V낸드 플래시는 단수가 올라갈수록 생산성이 높아져 수익성이 크다. 2차원 낸드 플래시도 회로 선폭을 10나노대로 낮춰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모두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분야의 수요가 많은 제품이다. D램 쪽에서는 미세 공정 면에서 세계 최고인 20나노급 제품 생산을 더욱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전체 D램 매출에서 PC용 제품 비중은 현재 28%에서 20% 선까지 낮추고, 모바일 D램은 기존 30% 선에서 40%대까지 끌어올려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PC용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진이 큰 서버용 D램 비중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PC용 D램 공급을 줄이면 PC용 D램 가격 하락세를 진정시키는 결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줄어든 공급량 때문에 가격이 반등할 경우, 두 업체는 반사이익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분야는 구조적으로 경기 변동이 심할 수밖에 없다"며 "원가는 같지만 값을 더 받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모리 시장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미세 공정의 열세를 인텔 등과 협력한 신제품 개발로 극복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09/20150909000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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