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학'의 창시자인 마틴 린드스트롬(Lindstrom)은 "성공하는 브랜드는 종교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할리 데이비슨, 애플, 헬로키티, 디즈니, 레고 등 이름만으로 소비자를 설레게 하는 브랜드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단순 소비자라기보다는 철저한 신자에 가깝다"며 "어떤 땐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키기까지 하는 브랜드의 브랜딩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린드스트롬은 브랜딩 전문가다. 덴마크인인 그는 미국 광고대행사 BBDO의 유럽과 아시아 지사를 설립해 최고경영자(CEO)로 일했으며, 30대에 브리티시텔레콤과 룩스마트에서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냈다. 현재 컨설팅사 '린드스트롬 컴퍼니'의 CEO다. 디즈니, 펩시, 필립스, 메르세데스 벤츠, 켈로그 등 글로벌 대기업이 그의 주요 고객이다. 그는 2009년 타임지가 '영향력 있는 100명'으로 선정했고, 올해 런던에서 열린 '싱커스 50' 행사에서 18위를 차지했다. 그의 저서 '오감 브랜딩'은 월스트리트저널지(紙)에서 '최고의 마케팅 도서 10'에 선정됐고, '쇼핑학'은 뉴욕타임스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뽑혔다.

린드스트롬은 "아직 한국에는 브랜딩에 성공한 기업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과 현대차는 '합리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기업이지만 아직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딩'을 해내진 못했다는 것이다.


"삼성과 애플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삼성이 애플을 이기기 힘든 것은 삼성은 누군가에게 종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삼성의 CEO가 누군지 모릅니다. 스티브 잡스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겠죠? 스티브 잡스는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입양되고, 대학을 중퇴했지만, 애플을 창업하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영화 같은 얘기죠.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열광했고, 애플의 제품을 더 가치 있게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당신이 쓰는 삼성 노트북의 로고를 가려보세요. 어느 누가 이 제품이 삼성 제품인 걸 알 수 있을까요? 로고를 가렸을 때 브랜드를 알 수 없다면, 브랜딩의 의미는 없습니다. 애플은 사과 모양을 가리더라도, 애플 제품 특유의 형태와 재질, 색감만으로도 브랜드를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삼성의 비전이 무엇인가요? 애플은 '복잡한 기기를 단순하게' 만드는 종교적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소비자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미국과 영국 등 서양권 소비자 대부분은 삼성이 한국 기업인지조차 잘 모릅니다. 지금 이 카페에 20명 정도 사람이 있는데, 제 예상으로는 4~5명 정도가 삼성을 한국 기업으로 인식할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아시아 제품인 것은 알죠. 하지만 한국인지, 일본인지, 중국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전체의 절반도 안됩니다. 

한국 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감성(emotion)'을 팔 줄 모르는 것입니다. 제품이 튼튼하고 제대로 작동되며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이성(rationality)'만 팔아온 것이죠. 이는 한국이 과거 경제 부흥기에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열심히 물건을 찍어내기만 하던 시절에 생긴 가치관 때문인 듯합니다. 빠르게 더 많이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매출로 직결되던 시절이죠. 하지만 이제 한국은 값싼 노동력 기반의 경제가 아닙니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비슷하지 않은가요?

"일본 기업도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일본도 기업 문화가 보수적이기 때문에 감정을 파는 부분에서 실패했고, 소니 등 유수의 일본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고전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캐릭터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헬로키티와 포켓몬스터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중국도 최근 샤오미를 통해 브랜딩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모든 제품을 샤오미화한다는 의미의 '샤오미제이션(Xiaomization)'이라는 신조어가 나왔고, 샤오미는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도 성공적인 기업가로 많은 사람에게 이름을 알렸죠.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 글로벌 수준에서 브랜드 이름을 알린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26/20151226010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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