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방송 등 각종 언론매체와 전혀 관련 없는 나이지만 그런데도 신문을 5년 이상 구독한 독자이자, 월간잡지를 2년 이상 정기구독한 독자로서 내가 느낀 저널리즘의 위기 그리고 작은 해법을 적어본다. 


언론계에서 저널리즘의 위기가 도래했다는 말은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다. 

촌각을 다투는 보도는 물론이고 TV 등 메이저 매체 보다 이제는 SNS 등을 통해 사건·사고 소식을 더 빨리 접할 수 있다. 그뿐이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이제 TV의 매체 영향력은 감소한 지 오래되었고 이를 통해 민심 등을 읽기는 무리수이다. 


이게 각종 언론사는 SNS 계정, 카드뉴스 등의 다양한 형식을 통해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 하물며 국내 메이저 언론사 중 하나는 다음 소프트에서 일한 인물을 그들의 온라인 및 대중 콘텐츠를 담당하는 수장으로 임명하였다. 

이러한 것을 보면 얼마나 언론사가 대중과 소통하며, 그들의 살길을 찾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이것이 곧 기존 패러다임으로 운영된 저널리즘의 위기를 증명하는 사례이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저널리즘의 위기는 단순히 대중과의 소통 문제, 접근성 혹은 기업 광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오랫동안 언론사의 글을 읽어본 사람이면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아래는 저널리즘의 위기 중 '신문'을 한정 지어 말하고 싶다.)


저널리즘의 위기1. 글이 허접스러운 거 스스로 알고 있냐? 

경제 등의 몇몇 기사를 읽다 보면 드는 생각은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해당 분야의 전문기자가 맞느냐는 생각마저 할 때가 있다. 경제 현상에 대해 분석하는 글은 매우 적으며, 단순 흐름만 전달하는 전달자에 불과하다. 

그러한 전달은 충분히 다른 곳을 통해 알 수 있는데 굳이 돈을 주고 신문을 구독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가 생각한다. 또한, 일부의 신문기사는 네이버 블로그 등의 블로거 분석 글보다 한참 뒤떨어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뿐이랴, 일부 경제 기사는 정성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기사의 길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제시했으면, 왜 문제이고, 이것의 대안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여야 하는지 정도는 제안해야 한다.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독자에게 여러 대안 혹은 무엇인가를 깊기 고민할 수 있는 명제 정도라도 던져줘야 한다. 

그러나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경제 기사를 발견한 기억은 너무나 드물다.



저널리즘의 위기2. 트렌드에 너무 뒤처진 것 알고 있나? 

경제 일간지의 IT 기사를 읽고 있으면, 얼마나 그들이 트렌드에 뒤처진 것은 물론 IT 관련 전문성이 떨어지는가를 알 수 있다. 물론 경제 신문 내의 IT 기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런데도 해당 산업의 전문기자라면, 일반 독자보다는 수준 높은 글을 보여주어야 한다. 

VR의 기사를 예로 들면, 너무나 원론적인 이야기에만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세밀한 취재 혹은 예시에 관한 내용은 현저히 적음을 알 수 있다. 만약 그런 기사를 해당 산업의 전문가가 읽는다면 얼마나 한심할지 안 봐도 뻔하다. 

이뿐이랴, 일부의 언론사의 패션 기사를 살펴봐라. 언제 트렌드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트렌드에 뒤처진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또한, 패션을 단순히 의류산업에 한정 지어서 이야기하는 스펙트럼의 문제도 발견할 수 있다.



저널리즘의 위기3. 지면을 낭비하고 있는 거 모르고 있을 줄 알았나? 

텍스트로만 대결할 수 없다. 그러나 쓸모없는 삽화로도 대결할 수 없다. 시기적절한 시각화 된 자료 등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언론사들도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다양한 자료와 일러 자료를 통해 쉽게 구독자에게 다가가고 이해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의 기사는 지면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 구독자들은 다 알고 있다. 실례로 왜 이런 그림을 삽입했는지 이해되지 않는 기사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한국경제신문이 2016년 국회의원 당선자를 대학교별로 분류하고, 대학교 상징과 출신자 정치인을 보여주며 신문의 반을 사용했다. 대체 기사 내용을 떠나 위의 그림이 뭐가 중요한지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다. 

또한, 그런 그림을 통해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차라리 그러한 그림 대신에 정치에 관한 다른 기사 혹은 기자가 살펴본 현상을 더 깊게 알려주는 것에 지면을 사용하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해답은 무엇이냐고? '일단' 혹은 '먼저' '기사의 질'에 집중할 것. 

명쾌한 해답은 모르겠으나, 저널리즘의 극복하기 위해 선제로 필요한 것은 기사에 집중하는 것이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기사를 쓰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를 알기 위해 경제기사를 읽는 나였지만, 6개월 이상 읽다 보니, 신문의 경제 글은 내 수준을 채우기에는 현저하게 부족하였다. 오히려 인터넷 블로그, 전문가 집단의 책을 통해서 이를 분석해야 했다. 


제발 기사에 집중해서 수준 높은 기사를 작성하자. 그럴 때 구독자들을 다시 한 번 불러모을 수 있다. 

좋은 콘텐츠의 시작은 그들과 접속할 수 있는 창구를 개발하는 것과 함께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언론사에서 좋은 콘텐츠는 바로 '좋은, 수준 높은 기사'이다. 이를 회복해야 한다. 


물론 일부는 경쟁사의 선정적 보도, 일분일초를 다루는 보도, 광고주와의 문제, 언론사의 성향 등을 지적한다. 

알고 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전에 먼저 해결 혹은 회복해야 할 것은 '기사의 질'이라는 것을 나도 지적하고 싶다. 

이를 회복할 때, 소비자와 혹은 구독자와 그리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언론'이 되는 것이다. 언론인 스스로 그들 기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전문가가 될 때 비로소 구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 호소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다시한번 수준 높은 기사를 접할 그날을 기대한다.

(물론 위의 글이 저널리즘 위기를 모두 대표하는 것도 아니며, 모든 언론인의 일반화 된 문제를 지적한 내용도 아님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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