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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SK T타워 SUPEX홀에서 프라이머 주최로 프라이머 7기 데모데이 행사가 개최되었다. 국민내비 '김기사'를 개발한 록앤롤 박종환 대표의 키노트 연설로 문을 연 행사는 이후 각 팀당 4분씩 데모 피치를 진행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행사장 옆에 마련된 로비에서는 20개 프라이머클럽 팀들의 부스 전시가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발표 세션이 끝난 후에는 케이터링과 함께 네트워킹 시간이 이어졌다.


 

■ 록앤롤 박종환 대표 키노트 연설

5년 전 39살의 나이에 창업할 당시 내 꿈은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였다. 사업하던 매형이 "3년만 잘 버텨라. 살아남는 게 혁신이다"라고 말할 때만 해도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는데 실제로 사업해보니 진짜 힘들더라.

주변 사람들은 내가 하려고 하는 '김기사' 서비스 분야를 '레드오션'이라고 했다. 대기업이 하는 사업 분야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려고 하는 나를 말렸다. 그래서 "내가 사업 아이템을 잘못 선정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대신에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 서비스를 만들어볼 것을 권했다. 관련 서비스들을 모두 써봤지만, 재미가 없었다. 내가 재미가 없는데 다른 사람에게 재밌게 쓰라며 서비스를 만들 자신이 없었다.


사실 내가 가진 건 창업 멤버뿐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사람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잘난 맛에 혼자 창업했다면 1년 안에 망했을 것이다. 창업에 있어 지식으로 경쟁하려는 건 위험하다. 창업도 축구와 야구 경기처럼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우리 회사에는 나보다 훨씬 훌륭한 공동창업자 2명이 있다. 김원태 공동대표는 1990년대에 웹에서 지도를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웹 GIS 엔진인 '프리맵(freemap)'을 개발한 사람이다. 그리고 신명진 부사장은 '올레내비' 서비스의 전신이자 세계 최초의 휴대폰 기반 통신형 내비게이션 '케이-웨이스(K-Ways)'를 개발한 사람이다.


3명이 1억5천만 원의 퇴직금을 모아 창업했지만, 7개월이 지나니 다 써버렸다. 그렇다고 부모님과 친구에게 돈 이야기를 하기는 싫었다. 은행에서 7억 원을 대출받았는데 그것도 1년이 지나니 모두 사라졌다. 서비스 개발만 해서는 먹고 살기 힘들겠다 싶었다. 돈을 벌기 위해 공공 SI 용역을 수주했다. 그런데 공공사업은 우리처럼 신용도가 낮은 회사에는 무한책임을 묻기 때문에 어느 날 내게 걸려있는 연대보증액을 확인해보니 20억 원에 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 이렇게 신용불량자가 되겠구나"싶었다. "이게 사장의 숙명일까? 직원들은 이런 나의 마음을 알까?'라고 되뇌었다. 정부지원이나 엔젤투자는 받지 못했다.


2009년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고 앱스토어를 살펴보니 앱들이 아주 많았다. 관리 주체 없이 누구나 직접 앱을 만들어 출시하면 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래서 우리도 직접 앱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창업한 것이다. 성공의 꿈이나 장기적인 사업 계획은 없었다. 단지 우리끼리 즐겁게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천진난만한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가볍게 '록앤롤'이라고 지었다.


우리 회사의 핵심경쟁력, 다시 말해 차별화 전략은 크게 3가지였다.

첫째, 소셜 기능이다. 기존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혼자 쓴다. 우리는 사용자가 선택했던 목적지를 '벌집'이라는 곳에 모두 저장하도록 했다. 그러고 나서 사용자들이 많이 방문했던 곳들을 인기순으로 공유하였다. 별거 아닌 기능이지만 사용자들을 연결해주는 기능이었다.


둘째, 플랫폼 서비스이다. 우리는 초반에는 성장 속도가 느리더라도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성장하는 그래프를 그리는 데에 성공했다. 2011년 5월 24만 누적 다운로드 수는 꾸준히 증가하여 2015년 7월 1,000만 누적 다운로드 수를 돌파했다.


셋째, 빅데이터 활용이다. 2013년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직원 100명가량의 소셜 지도 스타트업, '웨이즈(Waze)'가 구글에 13억 달러(한화 약 1조 5천억 원)에 인수되었다. 그 소식을 듣고 힘이 났다. 우리도 웨이즈처럼 사용자 참여형 빅데이터 지도를 서비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김기사를 이용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만든 빅데이터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니 정확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지도 갱신을 위해 우리가 직접 전국을 돌아다닐 필요도 없었다. 일 평균 1,800만~2,500만 건의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서울과 경기지역의 실시간 교통정보는 평일 기준으로 전국 90% 이상의 도로를 커버하였고, 주말 기준으로는 95% 이상의 도로를 커버하였다.  우리의 생각은 "21세기판 김정호 선생이 되자"라는 것이었고, 그 주체가 바로 사용자들의 빅데이터인 셈이다.


김기사는 2011년 3월 서비스를 출시했고, 2012년 0.99달러를 받던 유료 앱을 무료로 전환하였고, 같은 해에 첫 투자를 받았으며, 2015년 2월 카카오택시에 우리 서비스를 탑재하였고, 현재는 다음카카오에 합병되었다.

끝으로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이다. 될 수 있으면 혼자보다는 2~3명 이상의 공동창업자와 함께 창업하라.


출처: http://besuccess.com/2015/08/kimgis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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