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와 앤디 워홀의 공통점 '스펀지 전략'

“2010년 4월 창업 , 2011년 8월 첫 스마트폰 출시, 2014년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2014년 말 기업가치 460억 달러, 2015년 글로벌 500대 기업 진입 목표”

질주하는 중국 기업 샤오미를 수식하는 표현들이다. 지난 8월 샤오미의 리완창(黎萬强·38) 공동 창업자를 만나 급성장 비결을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인터뷰는 위클리비즈 9월12일자에 실렸다. 

▲ 리완창 샤오미 공동 창업자

샤오미가 앞으로도 질주할 지, 세간에서 거론되는 외국 특허 장벽 등에 부닥쳐 어려움을 겪을 지는 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샤오미 성공 이면에 있는 비결은 기업 경영자들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는 사실이다.

리완창 공동 창업자에게 들었던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요즘 젊은이들은 기능이나 브랜드를 소비하는 게 아니다. 참여를 통한 성취감을 소비한다. 그 흐름에 올라탔다” 였다. 

▲ 리완창 샤오미 공동 창업자가 지난 8월 베이징 진르(今日)미술관에서 가진 사진 작품 전시회에 붙은 포스터

8명으로 시작한 작은 기업이 1년 만에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안드로이드에서 돌아가는 자체 운영체제(OS) MIUI를 매주 업데이트할 수 있었던 비결 뒤에는 바로 ‘참여감(參與感)’이 있었다는 얘기다. MIUI 개발에 참여한 마니아 고객이 첫해엔 50여명이었지만 1년 뒤 50만 명으로 늘어난 배경이기도 하다.

리완창이 쓴 책 ‘참여감’은 얼마 전 한국어로도 번역돼 나왔다. 샤오미가 고객을 ‘친구’로 보면서 함께 노는 분위기를 만들어 참여감을 극대화하는 구체적인 전략과 실천 사례들이 적시돼 있다.

리완창은 젊은이들의 참여감은 요즘 시대에 나타난 세계 공통의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리완창과의 인터뷰 기사를 탈고한 뒤 뒤늦게 접한 로드 주드킨스의 책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는 참여감을 통한 성공 비결이 요즘 시대만의 얘기가 아님을 보여준다.

조선비즈의 추천도서 코너에 있는 하루 한 단락 ‘스펀지처럼 흡수했고 공명판처럼 반응했다’를 보면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성공 뒤에도 참여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앤디 워홀의 열린 마음은 그가 작업실을 운영하는 방식에 반영돼 있다. 작업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었다. 그가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거리낌 없이 들어와 여러 가지 제안을 하거나 심지어 작업을 도와주기도 했다. 그래서 작업실은 늘 사람들로 붐볐다. 

누구나 작업실에 있는 모든 것을 함께 감상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 개방적인 태도에 이끌린 창의적인 사람들이 워홀의 작업실에서 차츰 무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워홀의 작업을 도와주면서 그림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때로는 직접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샤오미의 전자게시판을 통해 MIUI 개발에 참여하는 마니아들을 떠올리게 한다)

▲ 앤디 워홀의 자화상/블룸버그

워홀은 작업실 내에서 부담 없이 오고가는 아이디어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마치 공명판처럼 이런저런 반응을 쏟아냈다... 그는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을 조용히 끌어당기는 빈 공간 같은 존재였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유를 느끼며 진정한 자아로 거듭났다. 워홀의 작업실은 음악을 포함한 갖가지 실험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다.”

개방과 공명을 통한 스펀지 전략이 앤디 워홀과 샤오미를 세계적인 예술가와 기업으로 키운 공통점이었던 셈이다. 

출처: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27/20150927008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