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오는 10월 1일, 이른바 '슈퍼 프리미엄'폰이라고 불리는 V10(가칭)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폰에 대해서 몇 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제품은 이미 완성되었을 테니 제품 스펙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제품 보다는 제품을 둘러싼 이야기를 LG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이 글이 LG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부에 닿기를 바란다.  

 

1. V10은 G5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 V10으로 추정되는 유출 이미지


V10은 G4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주력 라인업이 될 수 없다. 패블릿폰은 메인 라인업의 판매량을 넘기 힘들다. LG도 소비자도 이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갤럭시 노트 4는 갤럭시 S5에 1/5밖에 안 팔렸다. 아이폰6 플러스도 아이폰 6에 절반만 팔렸다.  
경쟁자도 예상보다 많아졌다. 이미 아이폰 6플러스, 아이폰 6S플러스, 갤럭시 노트5, 갤럭시 S6 엣지 플러스의 네 종류의 폰이 경쟁자다. 여기에 10만원 대에 샤오미 레드미노트2와 소니 엑스페리아 Z5 프리미엄도 쉽지 않은 경쟁자다. 또, 삼성, 애플, 소니를 적절히 섞은 메이주 프로5까지 50만원 대에 출시됐다. 모두 5.7인치 이상이다. 따라서 V10은 G4보다 나쁜 성적표를 받아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V10은 내년에 탄생할 G5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 어차피 승부는 G5로 내야 한다.



▲ 삼성 갤럭시 S6 엣지 플러스


▲ 아이폰 6S 플러스

 

2. LG가 위기를 이겨내길 바란다. 


만에 하나 V10이 부진하더라도 LG가 이겨내기 바란다. LG가 무너지는 것은 소비자에게도 좋을 게 없다. LG가 단통법을 찬성한 자업자득이라고 고소해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LG가 단통법을 만든 것은 아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다만 LG는 더 이상 소비자를 무시하는 실수를 계속해서는 안 된다. 
LG가 지속적으로 스마트폰을 내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릴 수 있다. 정당한 경쟁은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이득이 된다. 삼성에게도 LG의 몰락은 좋은 게 아니다. 한국이 TV업계에서 1, 2위를 기록하고, 스마트폰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은 삼성과 LG의 끝없는 경쟁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LG가 페이스메이커로서 필요하다는 게 아니다. LG는 삼성보다 오히려 이노베이터였다. 풀터치폰도 먼저 만들었고, 스마트워치도 최초 타이틀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뒷심은 부족했지만 우리도 LG같은 과감한 퍼스트 무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LG 제품 출시 사진을 즐기는 재미를 놓치는 것도 너무 아깝다. LG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기업이다. 


▲ 이런 보도자료를 계속 받아 봤으면 좋겠다. 


 

3. 슈퍼 프리미엄폰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출시할 V10은 이미 언론에게 '슈퍼 프리미엄폰', '초 프리미엄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LG는 농담으로도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마치 마감에 쫓긴 드래곤볼 작가가 급조해서 만든 '초샤이언인'의 느낌이다. 이런 명칭으로 불리면 정말 멋진폰이 나와도 사람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는 힘들 것이고, 오히려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이다. 
또, 슈퍼 프리미엄폰이 만약 실패한다면 치명적이다. 초 울트라 슈퍼 프리미엄폰을 내놓는 방법이 있긴 한데, 이 정도 되면 LG 스마트폰으로 워프가 가능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조준호 LG사장은 최근 "그런 말(슈퍼 프리미엄폰)을 한 적이 없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더기어도 앞으로 더 이상 '슈퍼 프리미엄폰'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겠다. 


 

4. V10은 멋진 도전자였으면 좋겠다.




LG는 좋은 폰을 많이 만들어 왔다. 프라다폰은 럭셔리했고, 초콜릿폰은 깜찍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에는 G3를 만들기까지 고전을 계속했다. 다만 G3도 최고는 아니었다. 이 사실을 LG가 알았으면 좋겠다. G3는 아주 멋지고 좋은 폰이었지만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은 아니었다. 
LG는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를 만들고 있고, 엄청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딜레마는 LG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소니도 세계 최고의 카메라 센서를 만들지만 아이폰을 이길 수 없다. 하드웨어가 상향평준화 된 시대에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은 한 번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갤럭시와 아이폰에 비해 G시리즈는 너무 늦게 시작됐다. 패블릿폰(대화면폰)은 더 후발주자다. 미국에서 발매한 'LG 스타일로(Stylo)'나 'G 비스타(Vista)'는 저가형 모델이었고, 6인치 'G플렉스'는 실험작이었다. 5.5인치의 'G프로' 시리즈는 좋았지만 더 발전시키지 못했다. 


▲ 삼성 갤럭시 노트 5

따라서 V10은 사실상 5.7인치 크기에서는 첫 번째 LG 플래그쉽 폰이다. 5번째 버전을 내놓은 '갤럭시 노트 5'와 두 번째 버전이지만 이미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아이폰 6S플러스'에 비해 후발 주자일 수 밖에 없다. 한 번에 이길 수 없다. 약점을 노려야 한다. 현재 두 폰의 가장 큰 약점은 사실 가격 뿐이다. 그 약점을 노리지 못하면 또 고전할 수 밖에 없다. 


 

5. 홍보가 안티라는 말을 더 이상 들어서는 안 된다. 


홍보나 마케팅이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더 이상 중요치 않다. LG의 홍보 부서가 더기어에게 연락을 준 적이 없지만 사실 그건 중요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잘 팔릴 폰인데도 홍보, 마케팅이나 주변 상황 때문에 못 팔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LG 고위층에게 더 이상 줘서는 안 된다.
G4가 고전한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가격을 넘어선 것과 스마트폰 트랜드를 벗어난 디자인에 대한 실망이 더 컸다. 착탈식 배터리는 아주 좋은 기술이다. 그러나 멋진 기술은 아니다. 좋은 기술과 멋진 기술은 구분돼야 한다. 듀얼 카메라는 신기한 기술이지만 스마트폰을 구입하려는 사람에게 결정적인 구매포인트는 아니다. 스마트폰은 이미 패션과 브랜드, 또는 가격 경쟁의 시대로 접어 들었다. 소비자와의 시각차이가 더 벌어져서는 안 된다. 지금 LG MC사업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감능력과 현실의 인정이다. 



출처: http://thegear.co.kr/9542 (김정철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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